I. 꿈의 대학생이 되다.
요즘 부쩍 친해진 혜선이와 함께 정보실에서 인터넷으로 홈피를 만들었다. 과 수업 과제중 하나가 홈페이지 제작인데 자동생성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는 것이어서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www가 world wide web이라는 것을 알게된지 얼마되지도 않았는데 프로그래밍이라니..
인터넷이 보급화된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컴퓨터를 접할 일이 별로 없었던 나와는 달리 혜선이는 컴퓨터 작업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것처럼 보였다. 홈페이지 제작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나는 기본 페이지 하나를 겨우 완성했다. 한창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꾸미고 있는 혜선이를 뒤로하고 정보실 문을 열고 나갔다. 복도에는 여러 동아리의 공고문이 붙여져 있었다.
가만히 눈으로 훑고 있자니 공고문 하나가 눈에 환하게 들어왔다. 마치 나를 좀 봐달라고 하는 것처럼 그 공고문에서 유독 빛이 났다. 올해 축제의 한 이벤트로 개최되는 ‘미스 S선발대회’ 공고문이었다.
5월 셋째주에 축제가 개최된다고 들었는데 이런 이벤트가 있다니... 갑자기 심장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한번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내가 과연?’이라는 생각이 들어 망설여졌다.
화장실로 달려가 거울을 들여다봤다. 아무리 요리조리 살펴봐도 잘 모르겠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하는데 설레는 마음을 쉽게 접기 아쉬웠다. 그러다 화장실에 들어가 앉았는데 그 눈높이에 글귀가 한 문장 쓰여있었다.
용기있는자가 기회를 잡는다
이건 마치 신이 주신 기회 같았다. 주저하는 마음에 용기를 불어 넣어주듯 하필 이 타이밍에 이 글귀가 보였던건 도전해보라는 신의 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용기내보자!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가 하고 싶은 일, 해보고 싶은 일을 그냥 해보는거야.'
이런 결심을 하는 순간 앞으로 일어날 일들이 너무도 기대되었다. 뭔가 좋은 일들이 펼쳐질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주변의 반응이 어떨지에 대한 생각을 깊게 했더라면 결코 도전하지 못했을 일이었다. 기특하게도 이 당시에 나는 미래에 대한 우려, 걱정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보다 이 기회 자체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으로 가슴설렌 채 무모하게 도전했다.
미스 S 선발대회를 주최하는 광고 동아리방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저 이 대회에 참가하려고 왔는데요.”
“아, 그러세요? 여기 참가 신청서 작성해주시면 됩니다. 기재된 연락처로 추후 연락이 갈겁니다.”
“어디 갔다왔어?”
“아, 우리 학교 광고 동아리 있잖아. 거기서 축제 기간 때 이벤트를 진행하더라고. 그거 신청하고 왔지.”
“이벤트?”
“응, 미스 S선발대회”
“그걸 니가 나간다고? 야, 넌 거울도 안보니?”
“왜? 이만하면 너~무 충분하지. (양손 모아 꽃받침하며 눈 깜빡깜빡) 너도 나갈래?”
“난 됐거든!! 나갔다가 괜히 망신당할 일 있냐! 아, 우리 이제 TOEIC 시험 보러가야돼. 전체 학년 다 모여서 시험보기로 했잖아.”
“아, 맞다맞다. 빨리 가자.”
대 강의실에 동기들을 비롯해서 선배들이 다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빈 자리를 겨우 찾아 착석하려는데 혜선이가 옆에 앉으며 동기들한테 큰 소리로,
“있잖아, 은서 이번에 ‘미스 S선발대회’ 자원했어.”
“뭐?? 그거 추천받아서 나가는거 아니야? 자원했다고? 우리과 대표로 나가게 되는거면 우리한테 동의를 먼저 구해야 하는거 아냐?” 라고 한 선배가 말했다.
“추천 없어도 자원해도 된다 하더라고요. 자신은 없지만 과 욕보이지는 않을게요”
“야, 쟤 대단하다. 대단해. 여튼 나가기로 했으니 잘해봐.”
그랬다. 다수가 추천으로 이 대회에 참여를 하게 되겠지만 나처럼 자원하는 사람이 아마 없을 것이었다. 그래도 대학 생활에 해보고 싶은 일은 주저 없이 해보고 싶었다.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주변에서 무슨 말을 하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선배가 말한 것처럼 의도치 않게 과대표로 참여하게 되어 그 부분이 조금 미안하고 부담되었을 뿐.
TOEIC 시험이 시작되어 다들 집중하여 시험을 보는 가운데 난 나지막히 읖조려본다.
용기있는자가 기회를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