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 여름

I. 꿈의 대학생이 되다.

by 차은서

5. 화려한 축제 (5)


놀라 돌아보니 아영이었다.

“선배들이 과 주점에서 기다리고 있어.”

라며 아영이는 나를 주점으로 이끌었다.

과 주점으로 들어서자 우리 과 사람들은 선배, 동기들 할 것 없이 내가 금의환향한 듯 반겨주었다. 선배들은 ‘오늘 진짜 멋졌어!’라며 찬사를 보냈고, 마치 나의 수상이 영어과를 빛낸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랑스럽다는 표현을 해주었다.


아랍인을 닮은 하준 선배는,

“근데, 아까 끝날 때 듣자 하니 1등 수상한 여자애 말이야. 남자 친구가 학생회장이라며? 그 학생회장이 심사위원이었잖아. 이거 너무한 거 아니냐? 걔 빼면 니가 1등이다. 1등!” 이라며 내가 2등에 그친 것이 아쉬웠는지 아니면 우리 과 수상자가 2등이라는 사실이 아쉬운 건지 못내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맞아, 아무래도 남자 친구가 심사위원으로 있으면 편파적으로 심사하게 되지. 나 같아도 그러겠다. 내 여자 친구 백점 만저~~~ 엄!!! ㅎㅎ 안 그래?”

하준 선배 옆에서 막걸리를 한 모금 들이키던 학회장 선배도 거들었다.


“에이~~ 이미 끝난 대회예요. 아니, 선배는 내가 추천받아 나간 것도 아니고 자원했다고 과 망신시키지 말라고.... 뭐라 뭐라 하더니..... 아효~~ 이제는 제가 당연히 1등인 것처럼 말하네요...ㅎㅎ 어쨌거나 아무 상도 못 받으면 되려 욕먹을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이죠. 뭘. 히히.”


맞은편에서 손을 마중삼아 걸어오던 보겸이는

“이 요 오올~~~~~은서! 오늘 진짜 멋졌어! 악수라도 하는 영광을 좀 주시게나~!”라고 그 특유의 능청맞지만 순진해 보이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나는 기쁘게 손을 내밀며, “응원 준비는 언제 한 거야? 생각지도 못했어. 정말 감동했잖아. 정말 고마워. 내가 상금으로 다 같이 한 번 쏠게~!”라고 말했다.


“준비는 뭘~! 그냥 하는 거지. 내가 그냥 해도 그 정도야. 나도 은근 무대 체질이자너. 너 나 알지?"


"아뉘~~~~ 이~~~ 모르겠는 뎁"


"그건 그렇고.... 야~~ 나 너 오늘 다시 봤다. 멋있어 멋있어~~ 하하”

평소 내게 관심을 보였던 보겸이는 내 손을 꼭 잡은 채 계속 쓰다듬었다.


“이 윽~~ 징그러~! 오늘 얘 왜 이러냥! “


웃으며 손을 뿌리치는데 곁에 있던 호준이가 자기도 악수하고 싶다며 손을 내민다.

”아~~ㅎㅎㅎ 다들 왜들 이래~! “


도망치듯 주점을 나서는데 주점 밖에 한 여자와 익숙한 뒷모습의 그 남자가 서 있었다.


‘앗, 오빠다.’


보고 싶은 사람을 예기치 못한 순간에 우연히 만나게 되니 신기했다. 두 사람은 뭔가를 심각하게 얘기하는 듯 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 상을 타게 되면 오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지금이 적기인 듯싶었다.

"저기요, (웃으며) 안녕하세요? 말씀 중이신 것 같은데 잠시 얘기해도 될까요?"


"(살짝 당황한 기색으로) 아~ 예. 예."


"저기.... 저 아시죠? 이번에 미스 S선발 대회 참가자인데요..."

"네, 그런데 무슨 일로...?"

"음.... 덕분에 오늘 수상했어요. 춤도 잘 알려주셔서... 그래서 말인데... 감사하기도 하고 해서 다음에 커피라도 한 잔 사고 싶은데.. 여기... 전화번호 좀...."

"아, 네.... (전화번호를 입력하며) 여기요. (머리를 긁적이며 멋쩍게) 근데 제가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고.. 아까 보니 긴장도 안 하고 잘하시더라고요. 오늘 수상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뭐라고 저장을 해야 하죠? 이름이???"

"태성이에요. 강태성"


태성....

참으로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그의 이름을 연신 읊조리는 입가에 웃음꽃이 활짝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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