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 여름

I. 꿈의 대학생이 되다.

by 차은서

6. 축제 그 이후


3일간의 축제가 끝나자,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이 반복되었다.

오전 수업, 선배 혹은 동기들과 교내 식당에서 점심 식사, 오후 수업, 기숙사에서 저녁 식사 후 SDA 삼육어학원에서 영어회화 수업 2시간, 당일 수업 복습 후 취침....


모든 일상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축제 전과 후’로 나눌 만큼 많은 변화들이 생기기도 했다. 축제 전 생활이 명과 암의 ‘암(暗’)과 같은 모노톤의 단조로움이었다면, 축제 후는 ‘명(明)’과 같은 밝은 컬러의 생기발랄함이었다.


루틴과 같은 반복적인 일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내게 일어난 일들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로,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축제 전에는 화장기 없이 다녔었는데, 화장을 한 번 해보니 화장하지 않고는 외출할 수가 없었다. 민낯이 벌거벗은 느낌이랄까. 그동안 어떻게 로션도 안 바르고 다녔는지 나 자신이 상당히 용감하고 ‘아무것도 몰랐구나’ 싶었다. 메이크업의 세계로 한 번 발을 들여놓자 쉽게 발을 빼낼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신세계였다. 메이크업 베이스를 올리고 파우더를 가볍게 톡톡 털어 두드려준 후 눈썹과 아이라인을 그리고 핑크빛 립글로스를 바르면 어느새 내가 원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둘째로, 내게 집중되는 시선이었다. 대학 새내기인 데다 학부생이 100여 명이었기 때문에 선배들이나 교수님에게 나란 사람을 각인시키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축제 후 “쟤가 걔야?”라며 선배들도 나를 알아봐 주기 시작했고 심지어 수업 시간에는 “이번에 축제 선발대회에서 수상한 친구가 있다고 들었는데... 누군가? 앞으로 나와서 소개 한 번 해보게.” 라며 수업 시간에 갑자기 교수님에게 불려 나간 적도 있었다. 신입생 중에 제일 먼저 교수님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지 않았나 싶다.


셋째로, 선발 대회 후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되었다. 여러 엔터테인먼트사에서 연락이 와서 오디션도 보고 프로필 사진도 찍었다. 다만, 오디션 보았던 기획사에서는 내가 가수로 데뷔하기를 바랐지만 워낙 모든 노래를 동요로 소화시키는 나의 특별한 재능을 알아보고 ‘데뷔’라는 말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오디션 외에도 교내에서 ‘학교 홍보도우미’로 활동하는 기회도 있었기에 여러 연예인들과 학교 홍보 촬영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바로 내 인생에 운명처럼 등장한 태성 오빠였다. 모두가 만류했을 때 소신을 가지고 도전했던 대회에서 내 인생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람을 만났다. 스무 해 동안 쉬지 않고 뛰고 있던 심장을 이제야 ‘내 심장이 뛰고 있구나!’라고 새삼 느끼게 되고, 스무 해 동안 매일같이 숨 쉬며 살아 있었지만 ‘내가 정말 살아 있다’라고 느끼는 그 행복한 찰나의 순간을 쪼개어 영원토록 기억하고 싶어졌다.


우리의 만남이 어떻게 이어질지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를 만난 후 세상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이다. 새의 지저귐도, 아침 햇살도, 살랑살랑 부는 따스한 바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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