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단향을 넣어 두었다

9월, 여전히 흐림, 시작 일기

by 이수연

동기와 시에 대해 말한다

대체로 결론은 없고


‘뭔가 시가 될 것 같은'

'하루가 바뀌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


비가 주말에 계속 내려서

나가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


내가 없는 사람의 전부는

사랑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


『우정 이상 사랑 초과』라는

제목을 생각해 보거나


멍한 기분의 원두

시간을 추출하는 속도


내 사랑의 용량은

딱 한 사람보다

조금 모자란 정도


심심하지 않으려고

한 일들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에게 제출된 질문에

조금 나은 쪽을 고르는


슬픔







이날은 편지 보낼 때 보라색 종이에 백단향 꽃을 싸서 보내거나, 푸른 종이에 창포잎을 가늘게 말아 묶어서 보내거나, 아니면 흰 종이를 창포의 하얀 뿌리로 묶어서 보내는 것이 풍류 있다. 누구 한 사람이 긴 창포 뿌리를 편지 속에 넣어 같이 보내려고 싸고 있으면 옆에서 지켜보는 여방들도 덩달아 마음이 설렌다.


-세이 쇼나곤, 『마쿠라노소시』



세이 쇼나곤


당신에게 쓰는 편지에

백단향을 넣어 두었다

이전 11화편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