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구름은 조금, 시작 일기
하루에 한 번 출현하는
다리 많은 그를 보고 있다
꼼짝 않던 그가
나를 보고 있었다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맞출 때까지
알바야?
알바생 없는 줄 알았잖아.
나는 명찰을 패용했고
출근 카드에 이름을 적었다
왜 거기에 있었어?
제자리에 있어야지.
그는 자리에 누군가 앉길 바랐던 것 같다
그때 손님은 두 명이었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그는 성큼 다가온다
며칠 근무해요?
무슨 요일에 근무합니까.
그는 내일 담당자에게 말하겠노라, 선언하고
나는 반성문을 적는다
규율 없는 자리일 때가 좋았지
무단이탈은
이력서에 적히겠지
기시감이 든다
이름도 묻지 않는
인사도 하지 않는
나는
불성실한태도의목요일근무자
그가 떠난 자리
분리된 다리는 수축하고 있는데
다음 근무일은 눈썹을 다듬고
소매의 얼룩을 지워야겠지
○
그런 사람들은 길로 나서서 곧장 혼자 걸어간다. 이들은 한참을 걸어 오멜라스의 아름다운 관문을 통과해 도시 밖으로 곧장 빠져나간다. 이들은 오멜라스의 농장들을 가로질러 계속 걸어간다. 성인이든 청소년이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그 사람들은 모두 혼자서 간다. 밤이 찾아오면 이런 여행객은 마을의 길을 따라, 창문으로 노란 불빛이 새어 나오는 집들 사이를 지나 들판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렇게 그 사람들은 혼자서 서쪽으로 북쪽으로, 산으로 향한다. 그들은 계속 걸어간다. 그들은 오멜라스를 떠나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이 가는 곳은 우리들 대부분이 이 행복한 도시에 대해 상상하는 것보다 더 상상하기 어려운 곳이다. 나는 그곳을 제대로 묘사할 수가 없다. 그런 곳이 아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을 알고 있는 듯하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은.
-어슐러 K. 르 귄, 최용준 옮김,「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켜졌다 꺼지는
달의 가로등을 지나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