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했던 공주에서의 20대(그림일기)

그림일기

by 박조건형

우울했던 공주에서의 20대(그림일기)


페이스북에 11년전(2015년) 공주에 짝지랑 방문했을때 사진이 떴다. 그 사진을 보니 좀 슬프다. 22살에 공주대학교 만화예술과에 입학했지만, 우울증때문에 즐겁게 다니지 못하고 늘 자취방에 누워있었던 시간이 많았다. 결국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다 중퇴했다. 가장 생기 있고 호기심이 많아야 할 20대때, 만화수업을 열심히 듣지도 못했고, 만화를 열심히 그리지도 못했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지도 못하고, 모든 것이 두렵고 어렵게 느껴져 자취방에서 하루 13~14시간씩 누워서 보내던 그 시간. 늘 외면하던 공주여서 11년전에 든든한 짝지와 함께 다시 공주를 방문했었다. 페이스북에 재방문 사진이 뜨니 20대의 우울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 잠시 슬펐다. 물론 지금은 내 생애 어느때보다 만족하고 자주 행복감을 느끼고 안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20대때 내가 그 삶을 좀 더 즐기지 못했던 것이 아쉬운 것이다. 만약 그때를 잘 즐기는 청년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되지 못했을 것이니깐 어느 것이 더 나은 삶이다 아니다 말할수는 없다. “지금은 너무너무 삶이 지옥같고 힘들겠지만, 24년 뒤에는 너무나도 자기 삶을 만족하며 잘살고 있다” 라는 말을 그때의 나에게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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