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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그림

나 이제 거실등 갈 줄 아는 사람이야!!ㅎㅎ(30일드로잉 시즌 1-29)

by 박조건형



몇주전부터 거실 불을 켜면 처음에 몇분간 깜빡거리다가 괜찮아 지는 증상을 보였다. 갈아야지 생각은 하고 있다가 짝지가 인터넷으로 저렴한 LED등을 구매했고, 몇일전에 거실등 교체하는 영상을 짝지랑 같이 유투브로 봤다.


퇴근을 하고 오늘 갈기로 한 날이다. 영상에 숙지한 것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해보았다. 거실등이 세개 였는데, 일단 전기선연결하는 부분의 플라스틱이 부서지거나 금이 가 있었다. 그만큼 교체한지 한참이 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었다. 전선을 연결부분에서 빼야 하는데, 누르는 버튼은 보이지 않고 빼지지 않아서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다가 어디에 베였는지 주변에 피가 살짝 묻었다. 처음엔 보조역할을 하던 짝지손에서 난건줄 알고 짝지가 손을 씻고 와서 손을 머리위로 들고 있었다.(우리집엔 대일밴드가 없다) 그런데, 자꾸 피가 묻어서 봤더니 내 손가락 부분이 살짝 베인 것. 임시로 휴지로 감고 전기테이프로 그 위를 감았다.


전선을 고정시키는 것이 나사인것을 확인하고 드라이버로 돌려 빼니 전선이 잘 빠졌다. 세개의 전등을 다 뺐다. 노란선과 검은색 전기선으로 되어 있는데, 그 세개중 하나만 쓸거라 나머지 양쪽 두개는 전기테이프로 감아서 천장 구멍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일을 하면서 짝지를 조수~ 라고 부르며 장난 삼아 막 부려 먹었다. 짝지는 우리가 전등을 교체하는 과정을 미니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었다.


양쪽 전선을 전기테이프로 감아 정리하고 가운데 선을 새 전등에 연결해서 불을 켰더니 불이 들어왔다. 예전 전등 세개보다 더 밝았다. 다시 불을 끄고 전등 덮개를 덮고 마무리 했다. 헌 전등 세개는 분리수거하는 곳에 가져다 주고 나중에 헬쓰장에 가면서 경비실에 돈을 내야 하는지 물어볼 생각이다.


오늘은 기념비 적인 날이다. 예전같으면 이런 일을 나는 엄청 두려워 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운 일을 전혀 두려워 하지 않는다. 모르면 물어보고, 관련 영상도 찾아보고 차근차근 해보면 방법이 보이는걸 이제는 잘 알기 때문이다. 당황하지 않고 좋은 추억으로 오늘 거실등을 교체했다. 누구에게는 별 일이 아닐지 모르겠지만, 처음 해보는 일을 전혀 어려워하지 않는 내 모습이 참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나 이제 거실등 갈 줄 아는 남자가 되었다.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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