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카세트테이프(글 황예나(예나비)) - 독립출판물
독립출판물로 화명동에 위치한 문화공간이자 책방인 무사이에서 구입한 책이다.책을 선택하게 된건 ’아버지의 죽음, 상실, 그 회복‘이라는 책 설명 문구때문이다.
책 초반에는 아버지가 제주도에 출장을 장기간 가서 딸에게 보내는 엽서들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엽서 사진을 찍어 올려주셨는데, 아버지가 딸을 얼마나 사랑을 하시는 분인지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작가님은 부모로부터 정말 큰 사랑을 받았다는 점에서 조금 부럽기도 했다.(나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하기로 하자) 그런데, 제주에서 돌아온 날 아버지의 안색이 안좋아 보였던 것이다.
2015년 여름, 아버지는 비강암 판정을 받는다. 나도 처음듣는 병명으로 한국사람에게 쉽게 걸리지 않는 병이었다. 항암치료를 하다가 한쪽이 실명할 수 도 있는 위험을 무릎쓰고 수술을 받지만 수술받은지 얼마되지 않아 결국 돌아가시고 만다.
생전에 아버지는 딸에게 자신이 작곡한 곡들을 기타로 들려주곤 했다. 아버지가 남긴 80여개의 카세트테이프를 작가님에게 전해주며 언젠가 이 음악들을 세상에 내놓아주기를 딸에게 부탁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아버지의 유언이 생각나서 그 카세트테이프를 하나하나 들어본다. 유명한 빌리어코스티라는 가수를 섭외하기 위해 콘서트에서 손수제작한 기타피크 케이스를 선물하며 자기의 상황과 아버지의 노래들을 세상에 선보이고 싶은 마음을 편지로 적어 건낸다. 그렇게 해서 세곡을 가수 빌리어코스티와 함께 제작하게 된다. 지금은 또 다른 함께할 프로듀서겸 뮤지션을 찾고 계신다(책에 모집광고 글이 있다.)
음악처럼 상실과 회복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느껴진다. 다만 그 지점에서 아쉬운 점 또한 있는 책이었다. 본인의 그 상실과 회복의 과정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그 과정을 간단히 건너뛰고 성찰의 언어가 나온다. 과연 작가님은 그 시간을 어떻게 잘 건너올 수 있었는지 묘사하지 않는다. 이 책의 목적이 무엇이고 타겟독자는 누구일까. 누군가 상실을 겪는 이들에게 위로와 도움이 되길 진정 바란 걸까.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지키는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 하는 것에 중점을 둔 책일까. 내가보기엔 후자로 읽힌다. 그냥 이쁜 상실과 회복의 책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실과 회복을 이쁘게 표현하는 것이 또 다른 상실을 가진 분들에게 다가갈수 있을지는 나는 회의적이다. 작가님은 연극배우이면서 예나비라는 예명으로 가수활동도 계속 해 나가실 거라고 한다. 작가님의 그 활동을 응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