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이야기

어떨결에 외국인들과 어울린 토요일 빼빼로데이

by 박조건형

어떨결에 외국인들과 어울린 토요일 빼빼로데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 1층 공유공간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음식을 사와서 먹으려고 했다. 내가 안쪽으로 옮겨주며 여기서 먹으라고 했다. 리사, 세라, 캉웨이는 독일 사람. 나는 퍼스트잡이 트럭드라이버 이고, 세컨드 잡이 에세이스트 롸이터 이고, 써드 잡이 드로잉 아티스트 라고 소개하며 명함도 주며 인사했다. 자신들이 사온 맥주를 한잔 따라 주었다.


이들에게 한국여행의 좋은 선물을 주고 싶어, 그들에게 내가 당신들을 그려서 그림을 선물로 주어도 되느냐 묻고 허락을 받아 한사람씩 사진을 찍어 그림을 그렸다. 세명이서는 독일어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중간중간 질문을 하며 말을 걸었다. 리사와 세라는 내일 부산으로 이틀 여행을 갔다가 다시 서울로 온다고 했고, 캉웨이는 독일로 돌아간다고 했다. 캉웨이의 어머님이 중국분이라 했다. 나는 그들에게 쿠텐탁 이라고 인사해 그들은 좋아 했고,학창 시절에 배웠던 독일노래 “이히 리베디히 조뷔 두 미히 암 아벤트 운트 암 모~르겐~“ (신승훈 노래 도입부에 나오는 독일 가곡)을 불렀더니 놀라며 반가워했다.


중간중간 그들에게 한국노래를 소개해 준다며 네곡을 불러 주었다.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최헌의 앵두(이런 노래는 못들어봤을거 같아 들려주었다.), 김현식의 우리네 인생, 그리고 아리랑도 들려주었다. 리사와 세라는 케이팝과 한국드라마를 좋아해 한국어 공부를 조금 해서 간단한 한국단어는 알았다. 뒤에 혼자 시간을 가지던 영국출신 토마스도 우리의 대화에 합류했다. 토마스에게 안녕하세요. 발음을 시키는데, 영국인에겐 한국발음이 너무 어려운지 비슷하게도 흉내내지 못했다. ^^ 그냥 감사합니다 만 아는걸로^^리사와 세라가 토마스에게 발음을 가르쳐주다 웃으며 포기했다.


리사는 방탄의 팬이라 중간에 노래에 맞춰 댄스를 보여주기도했다. 한명의 외국인이 함께 했다. 중국에서온 친구이고, 이름을 묻진 않아서 모른다. 내 명함의 인스타를 보고 팔로워 했는데, 이름이 한자로 나와 있어서 못읽음^^;;


그들에게 내 나이를 맞춰 보라고 퀴즈를 내니, 리사와 세라는 내게 자녀가 있냐고 묻더니 없다고 하자 자기들끼리 독일어로 속닥속닥했다. 처음에 이야기한 나이는 40. 업 업 업 해서 46이라고 알려주었다. 이번엔 내가 그들의 나이를 맞출차례. 왜이리 그들은 어린지……22살, 24살, 27살, 28살, 29살이었다. 리사는 드라마 같은데서 “막내”라는 단어를 들어 알고 있어, 자기가 막내 라고 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 나이를 짐작못하는 것처럼, 나도 그들의 나이를 잘 맞추지 못했다. 리사와 세라의 나이를 이십대 중반으로 말해서 아임쏘리 아임쏘리를 연발하며 그들의 나이를 맞추었다. 당신들을 보니 한국의 학생들의 현실이 슬프다고 그들에게 말했다. 한국학생은 너무 오래 열심히 공부를 해야하는데, 당신들은 이렇게 어릴때부터 여행을 다니며 자유롭게 사는게 비교된다고 했다. 트럼프 이야기를 나누길래 코리안 프레지던트 윤석열, 트럼프 셈셈 이라고 하니 웃었다.


다들 그림을 한장씩 그려주다가, 12시가 되니 1층 공유 공간의 불이 꺼졌다. 토마스의 그림을 그려주던 중이라 핸드폰 라이트를 켜고 마저 그렸다. 리사, 세라, 캉웨이와 함께 기념촬영하고 헤어지고 나는 마저 토마스 그림을 그려 선물로 주고 올라와 잠을 청했다. 2층 숙소로 올라오니, 캉웨이는 독일로 돌아갈 캐리어 짐을 정리 중이었고, 잘 돌아가라고 포옹을 하고 도미토리 방으로 들어갔다.


나에게는 그림이라는 무기와 노래를 부를 줄 아는 무기가 있다보니, 어설픈 영어로도 그들과 쉽게 친구가 되었다. 즐거운 빼빼로데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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