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기대없이 봤다가 별점 4.5점을 준 매력적인 장르물 <더 킬러>(결말 스

by 박조건형

기대없이 봤다가 별점 4.5점을 준 매력적인 장르물 <더 킬러>(결말 스포 있음)


넷플릭스 신작들을 살펴보다, 데이빗 핀처와 마이클 패스벤더의 조합이라는 것만으로 관심이 생겨 보게된 영화. <나를 찾아줘><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조디악><파이트 클럽><세븐> 등 장르물을 멋지게 만들어낸 감독이라 기대가 컸다. 최근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을 보고 실망을 했는데 반해, <더 킬러>는 너무나 맘에 드는 장르영화였다.


별점을 높이주는 영화들은 대부분 삶에 대한 심오함을 담거나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영화들이었는데, <더 킬러>는 장르 영화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수 있구나 라는 점에 반해서 별점 4.5점을 준 영화다.


내용은 특별할 것은 없다. 한번도 실수를 한적없는 완벽한 킬러는 영화 초반에 살인에 실패를 한다. 실패하자마자 바로 자신의 흔적을 지우며 도피를 하는데, 어렵게 어렵게 숨겨진 집에 왔더니 자신의 애인이 거의 죽을 지경으로 습격을 당한 것이었다. 킬러의 복수극인 셈인데, 뻔하디 뻔한 소재이지만 그것을 다루는 연출은 너무나 독특했다. 일단, 큰 액션은 영화속에 존재하진 않는다. 매력적인 중년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의 마스크와 제스쳐, 미묘한 표정변화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멋지다. 그리고,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이 치밀하고 꼼꼼하다. 그 과정을 음악이 늘 함께하는데, 묘한 긴장감과 “리듬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한명 한명 복수를 할때마다 다음 단계의 보수를 만나러 가는 오락적 재미도 있고, 엄청난 괴력을 가진 상대와 싸우는 한번의 장면이 있는데,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액션씬이었다. 과하게 화려하지도 않고( 본시리즈의 액션도 화려하지 않지만, “절제된 화려함과 타격감“이 있는 액션이었다면) 영화속의 싸움이 아니라 실제로 킬러들끼리 싸우면 저렇게 투박하게 싸울것 같은 리얼함이 있는 액션씬이었다. 그러면서도 타격감이 파워풀하게 느껴지는.


(여기서부터는 결말 스포)



그리고 최종보스는 결국 겁만 주며 협박만 하고(날 한번만 더 함부로 대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경고) 살려주는 엔딩도 새로웠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장르영화들을 매력적으로 본 분들에게 적극 강추. 그리고 마이클 패스벤더의 매력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영화.


덧붙여,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신의 한계(판타지 속에서는 전쟁을 은유하고 비판하면서 현실의 일본의 전쟁 책임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위선적 태도)를 인정하고 기존에 하던 판타지 영화나 만들지 뭐 대단한 유작을 만들겠다고 제목부터 거창하게 “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라는 제목을 지었는지 실망이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도 기존에 다루던 인간의 미묘한 심리나, 가족간의 말하기 어려운 미묘한 갈등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다면 평타는 쳤을텐데, 뭐 대단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인간의 악마성을 탐구해보려고 과한 욕심을 부렸나 싶었다. 두 감독 모두 거장병에 걸려 영화를 저렇게 만들지 않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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