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우리자리(우울증 자조모임) 후기
여섯번째 우리자리(우울증 자조모임) 후기
저 포함 다섯명의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분들이 모여 2시간 수다를 떨었네요. 다른 모임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참여하곤 하는데, 오늘 모임은 조금 긴장이 되었다는 분도 있었고, 갈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오신 분도 있었고, 컨디션이 너무 안좋은데도….자신을 설명하고 꾸미지 않아도 괜찮은 자리일꺼라는 예감에 약먹고 자다가 남편이 깨워 늦게라도 함께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간단히 설명하고 왜 참여하셨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간단한 워밍업으로 똑똑대화카드(감정편2) 로 40장의 사진중 마음에 드는 카드 하나씩을 골랐어요. 그 사진을 고른 이유와 그 뒤의 질문에 답들을 해 주셨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마냥 어둡기만 하다고 생각하시죠? 나는 내 마음이 다운되고 바닥을 치는게 두려워서 일부러 부지런히 다니고 이것저것 하는건데, 나를 밝은 사람으로만 보는게 부담스럽고 오해받는것 같아 속상할때가 많죠. 오늘 오신분들도 각자 직장생활을 하시며 부지런하게 생활하시다보니 그런 오해를 받는다며 답답해하고 속상해 하셨어요.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수 없죠. 나의 우울증을 고백했을때, 떠날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는 법입니다. 나의 우울증에 대해 감춰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자유롭진 못하겠죠. 물론 자신의 상태를 드러내는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자신의 상태에 맞춰 조금씩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면 되는 것 같습니다.
돌봄이 이라는 따뜻한 단어의 제목이라 마냥 따뜻한 책일줄 알았는데, 돌봄을 둘러싼 다양한 진지하고 무거운 담론들을 접하게 되어 책읽기가 힘들었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현실을 직시하고 내 꼴을 인정하면서 그 위에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걸 좋아하지,마냥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왠지 필요한 부분을 외면하고 좋게만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요. 내가 진정 자유로워지려면……내 꼴을 직시해야하는 아픈 지난한 과정이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두시간이 금방 흘러갔다고 하셨어요. 공식적인 모임은 두시간으로 마무리하고, 컨디션이 안좋은 선생님은 먼저 일어나시고, 40분정도 편한 수다를 떨었네요.^^
다음달 모임은 무사이가 쉬는날이라…..일정을 변경해 2월 28일 수요일 무사이에서 19시에 합니다. 일곱번째 우리자리(우울증 자조모임) 책은 최현희 선생님의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입니다. 자기 돌봄과 치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될거 같습니다.
다음모임에서 우리, 오늘처럼 편하게 자신의 우울증 이야기를 나누어 보아요. 자신이 우울증이 있거나, 우울감이 심하거나, 우울증은 없지만 타인의 우울증에 대해서 경청하고 배우려는 마음이 있다면 신청하시고 오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