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장어구이 데이트 카페 데이트.
엄마랑 장어구이 데이트 카페 데이트.
몇일전에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 엄마가 장어가 먹고 싶다는데, 자기는 별로 안 좋아해서, 오빠야 니가 같이 가서 사드리라고. 알았다고 하고 오늘 회사마치고 엄마집에 갔다.
몇 일 전에 동생 차 타고가다가 배가 고플때 마침 장어집 여러개를 지나쳤고, 그때 장어 먹고 싶다 생각이 드신모양이다. 나도 장어를 먹으러 가질 않아서 맛집을 모르고, 엄마도 그냥 그때 지나칠때 본거라 몰라서, 검색해보고 그 중 아무곳이나 갔다. 나는 장어구이를 꼼장어와 헤깔려가지고…..그걸 생각하고 검색을 했었는데. 장어집에 가니 장어를 구워서 잘라 주셨고, 그위에 특제 소스를 부어주셨다. 엄마는 고기부드럽다며 맛있게 드셨다.
다만 장어구이는 잘 먹었는데, 그 외에 마음에 안들던 점이 여러개였다는 것. 간장소스에 보통은 양파썬게 많이 들어가 있는데, 여기는 꼴랑 두세개가 다였고, 음식 가져다주는 아주머니는 사람들이 많이 남겨서 그렇다는 말을 덧붙였다. 장어를 깻잎에 사서 먹고 양파두세개 집어 먹으니 없어서 또 달라고 하니 이번에도 얼마 안되게 가져다 주시는거 아닌가. 그래서, 금방먹고 또 달라고 했다. 그제서야 남자 사상님이 조금은 많게 가져다 주셨다. 그리고, 우거지국도 하나 있었는데, 이것도 국물 거의 없이 양도 조금만 있는게 아닌가. 밑반찬들도 그닥 먹음직스럽지도 않고. 아니 돈내고 음식 먹으러 왔는데, 사람들이 음식남긴다며 밑반찬에 인색하면 음식 먹을 맛이 날까. 장어는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다음에 오고 싶은 집은 아니었다.
장어를 먹고 내 단골 카페 소소서원에 갔다. 친화력 갑인 사장님은 울 엄마에게 손한번 잡아도 되냐며 평소 어머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나 엄마 이야기 거의 안했던거 같은데…….^^;; 나는 젤라또 아이스크림 먹고, 엄마는 국화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작년에 엄마랑 친하게 지내던 통도사에서 해설 설명봉사를 하던 분중에 자궁암에 걸린 분이 있었다고 했다. 치료 받고 괜찮아졌는데, 다시 전이가 되어 작년에 돌아가신 모양이었다. 호스피스 병동에 계실때 엄마가 가면 안되냐 했는데….거기는 면회가 안된다며 전화기를 들고 있기 힘들다고 통화를 끊은게 마지막이라 하셨다. 장례식에서 영정사진을 봤는데, 영정사진을 미리 찍어놓아서 그런지 사진을 봐도 무섭거나 기분이 우울하고 그런게 아니었다고 했다. 그래서, 이제는 죽음이 무섭지는 않다 하셨다.
자신도 이쁘게 꾸미고 옷도 잘 차려입고 영정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하셨다. 내가 할머니 영정사진 찍어놓은거 있어요? 물으니 없단다.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엄마가 영정사진 찍으며 할머니보고도 같이 찍자고 하셔라고 말했다. 물론, 할머니가 싫다고 하면 할수 없고. 그런데,지금은 엄마랑 할머니가 냉전 3개월째라 나중에 사이가 많이 괜찮아지시면 말씀드려보라 했다. 엄마랑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29년 우울중기간동안은 내 하나 건사하기 힘들어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거나 밥을 같이 먹거나 카페에 갈 생각조차 한적이 없다. 이제 안정적으로 지낸지 만 3년이 넘으니 이제 엄마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엄마는 계속 여기저기가 아프시다. 귀가 잘 안들려 보청기를 끼시고(한쪽이 고장이 나서 내일 수리기사가 집에 들린다고 하셨다.) 한동안 발등과 발바닥이 아파서 그것 치료하러 다니시고, 눈압이 높아서 약을 드실때도 있었고, 최근에 10일전부터는 허리가 아파서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고 그러셨던 모양이다.
이제는 엄마랑 가끔 밥 같이 먹고 차한잔 하고 이런 시간이 좋다. 엄마 아픈거, 엄마 이야기도 들어드릴 힘도 있고, 작년에 내가 엄마에게 일본여행 같이 가자고 제안했었는데 발등이 아프다며 다음에 가자고 하셨다. 꼭 해외일 필요는 있나. 엄마가 불경을 공부하시니 절에 가고싶을때 나에게 말하라고 말씀드렸다.
할머니와 엄마가 사이가 좀 좋아지면, 내가 모시고, 두분 영정사진을 한번 찍으러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동생이 장어 안좋아한다고 나보고 가라고 연락이 와서 함께한 시간이었지만, 동생덕에 엄마랑 시간을 보내서 좋았다. 내가 짝지 만나고 나서 너무나도 잘 지내게 되니 짝지에게 고맙다며 그 말을 전해달라고 하시기도 했다.(아직 울 엄마는 짝지를 만난적이 없다.) 내가 엄마랑 셀카 사진을 찍으니 블로그에는 엄마 사진 올리지 마세요. 하셨다. 그래서, 엄마 나온 부분은 자르고, 다 마신 그릇 사진만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