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페미니즘 강연(울산책빵 자크르)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이것
두번째 페미니즘 강연(울산책빵 자크르)
이 강연(?)을 준비하면서 이것을 강연이라도 불러도 되는지 고민해봤다. 일단 형식은 내가 17년째 페미니즘을 공부해온 이야기와 내가 왜 남자 페미니스트로 정체화 해서 살아가고있는지 하라경(자크르 공동대표님) 대표님이 묻고 내가 답하는 형식의 수다회였다. 나는 여성들이 경험한 경험을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17년동안 반복적으로 찾아 읽으며 여성의 경험을 읽은 것으로 추측하고 공감하려고 애쓸 뿐이다. 그들에게 남자인 내가 페미니즘을 알려줄만한 위치는 아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나는 17년동안 페미니즘 안의 그 많은 주제에 관해 고민하고 사유하고 내 삶과 연결해서 생각해온 17년 시간동안 공부해온 전문성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고민끝에 이시간의 이름을 강연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첫번째는 경주 페미니즘 책방 너른벽에서 8명 앞에서 강연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임호영 선생님이 다섯명을 끌고 오셨다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아마 세명앞에서 수다를 떨었겠지. 그런데, 처음인데 세명이면 어떨까. 하는게 중요한거지. 나는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성폭력 예방교육, 젠더교육 이수자도 아니고 자격증도 없다. 그러니, 사람들이 날 불러줄리는 없다. 그래서, 나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자리를 만들어 시작했을 뿐이다. 너른벽에서는 8명이 왔고 그중에 남자가 세명이었다. 어제 있었던 자크르에서의 시간은 13명 신청에 남성이 여섯명이다. 내가 앞으로 해나갈 강연의 궁극적으로 만날 대상은 남자들이다. 이미 여성들의 인권 인식과 개념은 저 멀리가 있다. 다만 한국사회에서 “페” 라는 단어만 나와도 수만은 남성들과 집단들이 물어뜯고 비난하고 공격하기 때문에 무서워서 대놓고 페미니즘을 공부한다는 이야기를 못할 뿐이다. 그러나, 남성들의 인식은 여전히 낙후되었다. 저 멀리 뒤떨어져 있다. 육아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남성들이 많아질때 국가정책은 그제서야 육아 정책을 손보기 시작할 것이다. 왜냐면 국가도 남성중심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두번째 시간이지만, 첫번째 시간과 또 다르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겨우 두번째 강의를 하는것이지만, 매번의 경험이 새롭고 배우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경험을 통해 배오는 것이다. 자크르에 붙여진,내가 진행하 독서모임과 페미니즘강연과 우울증리사이틀 공연이 나오는 포스터를 본 대안학교 교장선생님도 참여해 주셔서 강의 전에 학생들과 만나는 여러가지 수업들을 제안해 주셨다. 그림수업도 하게 될거 같고,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페미니즘 수업도 해보게 될 것 같다. 물론 학교에서는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면 경기를 내고 겁을 내기 때문에 제목은 그렇게 뽑지 않겠지만, 내용은 페미니즘 교육을 하게 될 것이다. 선생님은 물었다. 아이들과 만난 경험이 있냐고? 나는 거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나는 자신있다고 말씀드렸다. 나는 아이들 눈높이로 말하는 법을 그들과 만나며 배울 것이고, 그들에게 스스로 페미니즘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하여 같이 이야기 나눌 것이기 때문이다. 반감을 가진 아이가 있다면 그 반감을 가지는 이유들을 따져 같이 생각해 볼 것이고, 그 반감의 근거가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할 것이다. 내가 페미니즘 수업이나 강연을 하고 집단은 궁극적으로 남성들과, 중고교 아이들이다.
하라경 대표님이 워낙 능수능란하게 진행해 주셔서 편하게 이야기를 드릴수 있었다. 질의응답시간에 적극적으로 질문과 의견을 나눠준 20대 여성분이 눈에 띄었고, 제일 앞자리에 앉아 내이야기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눈빛을 주셨던 교장선생님도 고맙다. 강연을 할때는 집중에 주는 눈빛 한두분만 있으면 할 만하기 때문이다. 20대 남성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남성들이 잠정적 가해자 취급을 받아 억울하고, 무고죄로 억울하게 피해받는 남성들도 있지 않느냐,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고 있지 않냐고 질문을 하셨지만, 안타깝게도 강연 내용중에 그 질문들에 답들을 드렸는데 아기가 관심있는 부분에만 꽂혀서 질문을 해주시니 답답하기도 하고 안타까울 뿐이었다. 나에게는 그를 설득시킬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무고죄로 피해를 받는 남성들이 있긴 하겠지만, 그건 그것대로 따로 다뤄야 하는 부분이고 성희롱 성폭력으로 피해받는 그 수많은 생존자들에게는 그는 왜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것일까.(자신에게 타인을 돌아볼 여유가 없으면 자신이 가장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나는 분명 한국사회에서 남성들은 잠정적 가해자가 될 개연성이 많다고 말씀드렸는데, 왜 본인에게 가해자라고 말하는 것처럼 받아들이셨을까. 그가 스스로 시선을 돌리지 않는 한 나는 더이상 동어반복으로 설명할 생각은 전혀 없다는 말씀을 드렸다.
집에 있던 <20대 남자>, <20대 여자>책중에 <20대 남자>를 꺼내서 읽어보려 펼쳐보았다.
학교에서든 공공기관에서든 작은 공동체에서든 작은 독서모임에서든 페미니즘 과 관련된 수업이나 강연을 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을 주시기 바랍니다.
내가 스스로 이런자리를 만들어 페미니즘을 전염시키려 애쓰지만, 이 사회가 뭐 그닥 크게 바뀌겠는가. 그러나, 아주 조금씩 이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 되도록 일조한다고 믿는다. 아주 조금씩 바뀌겠지. 다양한 삶이 수용되고, 다양한 소수자가 존재로써 긍정되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두번째 페미니즘 강연을 잘 마무리했다. 와주셨던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공간을 허락해주시고 멋지게 진행해 주신 하라경 대표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나는 페미니즘을 내가 잘살기 위해 공부할 뿐이다. 대의도 아니고 여성의 인권을 위해서도 아니다. 내가 사는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페미니즘을 공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