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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조건형 Mar 03. 2024

영화 리뷰

영화 어른 김장하 리뷰

영화 어른 김장하 리뷰


지인집에 놀러왔다가 편하게 쉬라고 집을 비워주는 바람에 혼자 잠을 청하게 되었다. 잠자리가 낯설어서 그런지 잠이 안와 알려준 티피 리모콘을 켰더니 넷플릭스가 보여 열어보았다. 어떤걸 볼까 찾아보다가 <어른 김장하>가 보여 얼른 플레이를 눌렀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혼자 봐서 다행이었다. 영화를 보며 엄청나게 많이 울었다. 나는 왜 울었을까. 그냥 이런 어른이 그래도 우리 곁에 있었다는 것을 이제라도 안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물론 나는 김장하 어른처럼 살고는 싶지 않았다. 그렇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 타에 모범이 되고 부끄럽지 않게 살지 않기 위해 그는 그 오랜시간동안 얼마나 긴장을 하셨을까. 오래된 한약방을 문을 닫는 순간. 이제야 그래도 맘 편히 좀 쉬시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쩜 그렇게 살수가 있을까. 타인을 늘 도왔지만, 늘 표를 내지 않으려고 하고 누가 자신의 선행을 알리려고 하면 그렇게 화를 내셨던 어른. 사람을 참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 형평사 운동에 그렇게 관심이 많았던 것은 형평사 운동이 노예해방 운동이기 때문이다. 모든이들은 평등하다는 그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기 때문이지만, 100년전에 유효했던 운동이 아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속상하신 것도 같았다.


그에게 도움을 받았던 한 학생은, 어른처럼 될수 없다는 걸 알기에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할수 있는 실천을 하며 살고 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데, 그런 비싼 음식을 평소 못먹는 취약계층들을 초대해 밥을 대접해 드리는 실천을 하며 살고 있었다. 가게를 차리기 위해 용기를 내어 어른을 찾았던 일. 그 젊은이의 이야기를 한참 들어주셨지만, 돕기 어려울것 같다고 미안하다 말씀하시며 하지만, 이 힘듦을 잘 헤쳐나갈것 같다며 격려해준 그 말만으로 그에겐 다시 힘을 낼 용기을 주었다고 한다.


여성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가정폭력 상담소에서 쉼터가 필요하다는 소장님의 말에 바로 건물을 지어주고, 쉼터를 알리고 홍보하는 활동을 하셨던 것도 사람에 대한 종중과 배려가 바탕이셨던 분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여러 행사나 모임에 불려가시더라도 늘 제일 가장자리가 자신의 자리라며 젤 앞자리나 중앙의 자리를 마다하셨던 그런 분이었다.


기자들이 그렇듯 김주완 기자는 반골기질이 있어 정의로운  기사들을 많이 발굴하고 힘있는 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기사들을 많이 썼다. 그러나 토호세력들은 사라지더라도 또 다른 존재들이 그 자리를 채우니…오랜 기자생활에 회의가 들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사회에 필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이야기들을 발굴해 기사로 쓰는 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게 되었다. 김장하 어른에 대해서 책을 써야겠다는 것도 그런 마음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모든 인터뷰들을 거절하시는 김장하 어른을 많은 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마음과 기록의 의미로써 책작업을 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 시작되었다. 명퇴하기 3년전에 퇴사한 늙은 기자와 자신의 선행과 관련된 인터뷰엔 입을 꽉 다물어 버리는 꼬장꼬장하고 고지식한 노인의 콤비가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었다.


김장하 어른은 고지식한 어른이다. 정치를 싫어하는 사람이다보니 그래서 더욱더 고지식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몸소 실천하며 살아온 큰 어른이다. 이런 멋진 어른이 묻히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알수 있도록 작업을 하신 김현지 PD님과 김주완 기자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과연 잘 사는 것은 어떤 것일까.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김장하 어른은 대체 어떤 재미로 살아오신걸까. 아마 그만이 할수 있는 실천방법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모두 김장하 어른처럼 살수 없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법으로 이 세상을 이롭게하며 살 방법들은 있다고 생각한다. 모두 김장하 어른처럼 살 필요도 없고, 그건 불가능 한 일이고, 각자 자신이 할수 있는 만큼 하며 살면 된다.


나는 평범한 내 주변의 사람들이 각자의 존재 그 자체만으로 빛나고 재미나게 살기를 바란다. 내가 몸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다양한 존재들이 있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다. 소수자들이 존중받고 각자가 생긴대로 재미나게 사는 삶. 그것이 김장하 어른이 오랜시간 기념사업을 해왔던 형평사 운동의 취지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내게 너무 귀한 영화이다. 김장하 어른이 그렇게 존재해 주셔서 감사하고 이 어른을 세상에 알려준 김현지 PD님과 김주완 기자님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영화와 별개로 김장하 어른의 아내분의 삶은 어떠 했을까. 그 아내의 삶은 또 행복했을까. 그의 네명의 자녀의 삶은 어떠했을까. 자녀들의 결혼식을 주변에 알리지도 않고 축의금조차 받지 않았다는 그들의 아버지. 자녀들에게 김장하 어른은 또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이야기들이 사이드로 궁금해진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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