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활글, 그림

2019년 1월 그림. 내 방의 우울증 포토존.

by 박조건형

2019년 1월 그림. 내 방의 우울증 포토존.


그 당시 내 드로잉 수업 제자 였던 정지희선생님이 다른 제자분들과 함께 놀러 오셨을때 찍은 사진을 보고 그렸다. 내방에는 우울증 포토존이 있었다. 그림에서의 하늘색 의자 자리. 지금은 그 의자가 집구조를 바꾸느라 없어졌다. 우울증으로 심하게 힘들어하던 시절 나는 일어나면 늘 저 의자에 앉아 벽쪽으로 머리를 대고 핸드폰으로 유튜브를 멍하니 보곤 했다. 그래서, 벽지에 머리를 댄 부분이 노랗게 변했고, 짝지가 한번 실물크기로 그 자리에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서 벽지에 내 모습을 그린 것이다. 벽지 앞의 의자는 없어졌지만, 벽지의 그림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한다. 내 우울증의 흔적이다.


집에 드로잉 북이 수십개 있는데, 그중에서 펜드로잉에만 집중한 노토가 십여권 된다. 나는 수채화채색한 그림보다 펜으로만 집중한 그림이 더 호감이 간다. 그래서, 요즘 나를 인물펜드로잉 작가로 부르고 있다. 당분간은 이 드로잉북을 한장한장 넘겨 보며 그때의 추억을 소환해 글로 옮기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5월 10일 부터 시작하는 “박조건형의 30일 드로잉 시즌1”은 이번 처럼 글과 그와 관련된 글 조합의 형식을 뛴 작업물을 올릴 계획이다. 그때까지는 과거의 그림을 소환해 보자.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활글,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