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식혜 한 모금 하실랍니까?(그림일기)

그림일기 시즌2

by 박조건형

식혜 한 모금 하실랍니까?(그림일기)


오전에 수출작업때문에 현장에 있는 김대리, 소장님, 권주임이 많이 힘들었을거다. 김대리가 제일 고생하긴 했는데, 나는 오늘 그에게 한번도 수고했다고 말하지 않았다. 강약약강인 인물이고 젊은 꼰대고(내 말을 처 듣지를 않으니) 나를 존중하지 않는 김대리이기에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윗사람한테 잘 보일줄만 알지, 아랫사람들 마음을 얻는 법을 모르니 아직 사회생활이 멀었다 싶다. 가오잡고 센척 하지만,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말해도 인정을 안한다. 오후에는 거래처 케이피에 드럼을 실으러 갔다. 짐을 다 싣고 화장실에 들렀다 휴게실 앞에 작업화가 있어 들여다 봤더니 차장님이 비락식혜를 종이컵에 따라 마시고 계셨다. 차장님이, 한 컵 하실랍니까? 하시길래, 좋지요 했다. 차장님은 원래 화물차 납품 기사인데, 납품가지 않을때는 현장에서 오만가지 일을 다 하신다. 내가 옷이 다 젖으셨네요 했더니, 일 못하는 사람이 표를 제일 많이 낸다 아닙니까? 하신다. 솔선수범하면서도 늘 겸손하시다. 김대리가 이런 모습 좀 배워야 하는데. 케이피 갈때 마다 일하시는 분 한분 한분 인사를 꼬박꼬박하니 다들 나를 좋아해 주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밤에 딸기우유(그림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