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생활글,그림

지워지는 나를 지키는 일(30일 드로잉 시즌1-3)

by 박조건형



<지워지는 나를 지키는 일>은 예민하고 아픈 사람의 퇴사와 일-실험 기록이라는 부제를 단 글과 그림작업을 한 연옥작가님의 첫 독립출판물 제목이다. 팟캐스트 “에세이클럽”에 출현하셔서 연옥작가님을 알게 되었는데, 그 편을 들으면서 그녀의 독립출판물이 궁금해서 <지워지는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책이 궁금해서 인터넷 주문해 읽어보았다.


만성적 정신질환과 함께 굴러 가는 창작자라고 자신을 밝힌다. 가정폭력으로 얻은 우울증과 경계성 성격장애는 로스쿨을 자퇴하게 만들었고, 그 즈음 자살시도도 여러번 하셨다고.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1년반 겨우 버티다 퇴사를 하시기도 했다. 그렇다보니 일단은 살아야겠고, 그래서 조직밖 창작자로써 살아감을 몇년째 실험하며 살아가고 있는 작가님이시다.(“걸어서 조직 밖으로” 이라는 팟캐스트도 프니님과 함께 진행하신다)


이 이력만 봐도 내가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이지 않은가.(나의 29년의 긴 우울증의 경험)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녀가 쓴 글들이 나는 좋았다. 개인상담을 받은 경험이 있으셔서 그런지 자신의 아픔을 담담하게 들여다보며 성찰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으셨다. (나는 1년여가 넘는 개인상담을 나는 세 번 받은 이력이 있다) 나도 우울증의 깊은 나락에 있었을때, 삶을 살아가는 능력에 있어서 얼마나 서툰 사람이었던가. 그래서 작가님의 그런 실험과 생존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남일 같지 않고 과거의 나에게 응원을 보내는 마음으로 작가님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블로그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시는데, 매번 글마다 애정의 긴 댓글을 달기도 한다. 두번째 작업으로써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고 싶다고 하셨고 그 작업이 본인에게도 필요하지만, 귀하고 필요한 작업이라고 나도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 작업물을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나는 이미 연옥작가님의 두번째 독립출판물의 펀딩에 이미 신청을 해버린다.


최근에 외국인 신랑분과 결혼을 하셨고, 축하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드리고 싶어 두분이 나온 사진을 받아 두었는데, 이제서야 그림으로 선물을 드린다. 인물 드로잉을 그리다보면 이상하게 닮지 않거나, 잘 안그려질때가 있다. 연옥 작가님 그림그릴때 두번이나 마음에 들지 않아 종이를 찢어 버린적이 있다. 이상하게 잘 안그려져서 또 뒤로 미뤄두었던 것도 있다. 인물 펜드로잉 작업을 주로 하지만, 나도 인물이 잘 그려지지 않을때가 많다는 걸 여러분께 강조해서 알려드리고 싶다. 뚝딱뚝딱 그려내는게 절대 아니라는 말씀이다. ㅋㅋ


뒤늦었지만, 다시한번 두분의 결혼을 축하드리고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활글,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