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짝지랑 광주 1박2일 여행 첫째날
최수진 작가님의 <점거당한 집>은 세 도시의 연작소설집이다. 그중 단편 하나에 광주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 나온다. 작가님의 북토크에서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유투브에 검색해보니 한 건축가가 25분에 걸쳐 문화의 전당을 돌아다니며 설명을 해 준 영상이 있었다. 건축물이 보이지 않는 멋진 건출물이라는 설명이 맞는 건축물이다. 구 전남도청 뒤에 위치한 건물인데, 도심 한복판인데 광장이 아래 2층 정도 내려간 위치라 내려가면 주변의 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도시에서 문화의 전당 광장으로 들어오는 입구가 워낙 많아서 10번 방문하면 10번 다른 방법으로 걷게 된다는 말이 맞는 곳이다.
그래서, 짝지랑 같이 1박2일로 문화의 전당 근처에 숙소를 잡고 문화의 전당만 둘러보기로 했다. 광주 가는길에 순천으로 이사한 내 18년 지기 친구 소라네에 잠시 들렀다. 하진이와 하민이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2시에 학교에서 행사가 있어 오래 같이 하지는 못하고, 제빵을 배우는 백선씨의 솜씨로 피자와 파스타를 얻어 먹었다. 오늘은 1시간 반정도 밖에 머물지 못해서, 1월에 1박2일로 놀러오기로 미리 날짜를 잡아놓았다.
숙소는 9만원짜리 호텔인데, 깔끔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까지 10분정도 걸어 도착했다. 현재 구 전남도청은 2025년 9월을 목표로 복원잡업중이다. 문화의 전당 중심에 있는 광장에는 큰 나무들이 여기저기 있고 설치 미술도 멋지게 배치되어 있었다. 잔디 밭이 있는 하늘 마당에서는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커풀끼리 서로 기대어 자고 있기도 하고, 맛있는걸 사와 먹기도 하고,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시관에서는 여러종류의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작품들 수준이며 스케일이 커서 감탄의 연속이었다. 3D기계를 머리에 쓰고 체험하는 부스도 많아서 해봤는데, 어느 아시아 부족의 전통가옥을 360도로 돌며 하늘위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게 정말 신기해서 계속 감탄사를 내뱉었다. 아마 옆에서 보는 짝지가 많이 웃었을 것이다.
구조물위에 안전작업복으로 작업한 작품도 압도적이었고, 신발에 다리를 달아 벌레들처럼 묘사한 작품은 재미있었다. 전시관과 도서관이 더욱 좋았던 것은 곳곳에서 앉고 누울수 있는 공간이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이다. 전시를 보면 보통 1시간만 돌아다녀도 지치기 마련인데, 도서관 중간에 잠시 누워 잠을 자고 있는 여성도 있었고, 여성은 책을 읽고 남성은 여자 다리에 누워 책을 보는 커풀도 있었다. 6개월간 전시를 하는 근미래의 설치영상 미술은 그 설치물 자체가 관객들을 압도 했다. 하루에 네번 도슨트의 문화의 전당 설명투어가 있다길래 내일 10:30에 할거라고 신청을 했다. 그 담당자분이 문화의 전당을 어떻게 알고 왔냐고 전화를 주셨는데, 올해 나온 작가님의 연작소설중 하나의 무대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라고 알려드렸더니 무슨 소설이냐고 궁금해 하셨다. 통화할때는 소설 제목이 생각이 안나서 내일 만나뵈면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구 전남도청 앞은 세곳에서 버스킹을 하는 젊은이들과 그걸 감상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젊은이들과 역사가 공존하는 멋진 곳이 광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질녁에 광장에서 버스킹을 음악을을 들으며 짝지랑 손잡고 젊은이들 속을 지나는데, 참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하게 느껴졌다. 근처에서 밥을 먹고 내일 아침먹을 샌드위치를 편의점에서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짝지는 바로 샤워하고 쉬고, 나는 지하 헬스장에 가서 혼자 운동을 했다. 아무도 오지 않았고, 넓지 않은데 사면이 다 유리로 되어 있으니 여기저기로 내 몸을 보며 운동할 수 있어 좋았다. 혼자니깐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운동했다. 내일 아침에도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도슨트투어 설명을 듣고 전일빌딩 245도 가볼까 싶기도 하다.
많은 분들에게 1박2일로 여행 추천하고 싶은 곳이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의전당이다. 전시가 너무 멋지고 다양해서 한 6개월에 한번씩 전시보러 여행을 와도 너무 좋겠다 생각했다. 마침 시민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어 예매하려 했는데, 매진이라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