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이야기
과거의 나 끌어안기
작년에 우울증리사이틀 공연을 다섯번 할때 매번 부르던 노래가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이다.
노래를 완벽히 외우려고 반복연습을 할때 한가사가 울컥해서 연습하며 매번 울었다.
“떠난 이에게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이다
내게 ‘떠난 이’ 는 29년동안 우울증이 심해질때마다 이불속에 누워 있던 그 많은 시간들이다. 누워서 무기력으로 도피한 시간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나는 나를 엄청난 루저로 생각했었다. 초중고대학 친구도 없고 대학도 우울증때문에 복학과 휴학을 반복하다 결국 중퇴했다.
과연 그 시절을 ’후회없이‘ 살았나 말하며 끌어안을수 있나 내게 물으니 최선을 다해 산것같지 않아 온전히 끌어 안을수 없었다. 그래서 그 부분 연습하면서 연습할때마다 서럽도록 울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문뜩 그 시절들을 생각해보니 내딴에는 최선을 다한게 아닌가 싶다. 내가 힘이 없어 작은 걸림돌에도 어찌할줄 모르는 어린 아이였기에 살려고 숨었던 것이고 그렇게 숨어 있다가 너무 괴롭기도 하고(누워 있는게 마냥 포근한게 아니다) 어느정도 마음이 다시 올라오면 살방법을 찾아 사랑을 받을려고 다방면으로 나 나름으로 최선을 다해 산게 아니었나 싶었다.
숨기만 했다고 생각했던 시간이 다시 생각해보니 힘이 없어서 숨고 다시 기운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생존방법을 찾아 움직였다. 그 시절또한 최선을 살았던 것이다. 엄청나게 낭비했다고 생각한 시간조차 이제서야 충분히 끌어 안을수 있게 된 거 같다. 참 잘 살아왔다. 고군분투 했던 그 시절의 나를 꼭 안아준다. 이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