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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자유독서 모임 “따뜻한 독서”(30일 드로잉 시즌 1-6)

by 박조건형



작년부터 양산에서 참석하고 있는 자유독서 모임 “따뜻한 독서”가 있다. 2주에 한번씩 모임이 있고 매번 모임이 끝나기전에 참여자들이 주제하나씩을 이야기하고 그 중에서 투표로 다음 모임 주제를 정하고 있다. 책 한 권으로 정해져 그 책을 일어 오는 모임이 아니라 주제와 관련된 아무 책이나 읽고 와서 책 소개 잠깐 하고 함께 나누고픈 이야기를 제안하는 식이다. 내 취향이 아닌 책을 억지로 읽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취향의 책을 선택할 수 있어 좋고, 2주에 한번 모임을 하니 스케줄이 바쁠땐 한번씩 빠지기 쉬워 모임이 부담없어 좋다.


참여자들은 대부분 40대, 50대, 60대이다. 양산에서 모임을 하니 모임에 참석하기 가까워 좋고, 모임을 마치면 집에 가기도 가까워서 좋다. 다양한 삶을 살아온 여러 연령대의 분들 만나서 좋고, 밴드에서 양산 독서모임으로 검색해서 새로 유입되는 분들도 매번 있어서 구성원들이 계속 리뉴얼 되는 것도 좋다. 단톡방에 ‘오봉산 아래 행복한 마을 축제’ 소식을 올려 주신 분이 있어서 시간 맞는 분들끼리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마을 축제에 이렇게 참여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11시 약속시간에 맞춰가니 저 멀리서 모임지기 회장님인 사랑마당님이 나를 반가이 맞아 주신다. 독서 모임 멤버인 ‘은행잎’님이 이 축제를 기획하셨다고 해서 사랑마당님 소개로 인사를 드렸다. 경품추첨권과 생수 한병을 받고(경품 추천할때마다 귀를 본부석 쪽으로 쫑긋 세웠다.) 짧은 동선의 축제를 구경하러 다녔다. 복지관에서 주최하는 1회 마을 축제인데, 츄러스와 아이스커피, 옥수수 삶은 것이 무료로 제공되는 푸드 트럭에서 츄러스와 복숭아 아이스티를 받아 먹으며 구경했다. 봄이면 여기 오봉산 아래가 벚꽃으로 만발한데, 벚꽃 사진전에 들러 스텝이 주는 스티커 세개를 제일 멋진 사진에 붙이기도 했다. 오봉산 마을 축제가 하는 곳이 고바위라 계단이 많은데 계단 이름 지어주기 행사도 참여하고 아나바다 장터에서 이쁜 고양이 인형 가필드를 1000원 주고 샀더니 겨울왕국 올라프 인형을 덤으로 끼워 주시기도 했다. 축제가 하는 곳 바로 아래에서 가게를 하시는 사장님은 굴전 홍보겸 아주 밑지는 장사로 싼 가격에 판매를 하셔서, 사랑마당님이 10000원 치 사 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굴전 먹으면서 지나가는 축제 관람객에게 호객행위도 했다.(그만큼 맛있었다는 뜻)


복지관에는 다양한 동아리 모임이 있어서인지, 색스폰, 오카리나, 요가, 타악, 합창단 등 다양한 어르신들의 공연이 이어졌는데, 친숙한 멜로디의 노래들이 나와 어깨가 절로 씰룩씰룩했다. 다양한 취미활동으로 에너지가 넘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저번 모임에 처음 참석하셨던 하늘사랑님도 뵈었는데, 유치원 교사일을 하시는 모양인지 작년에 가르쳤던 아이와 어머니를 축제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독서모임에서는 주로 책 이야기만 해서 서로의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는데, 독서모임 바깥에서 만나니 각자가 살아온 이력들을 들을수 있어 좋았다. 사랑마당님은 놀이터소독일을 전문적으로 하시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노동강도가 상당한 육체노동을 하시는 걸 알게 되었다. 사랑마당님의 인스타도 교환했는데, 들어가서 보니 놀이터소독일을 하시는 사진들과 더블어 독서기록이 대부분 이었는데, 어쩜 그리 내 독서취향과 비슷한지 읽고 싶은 책들 투성이라 도서관에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책이름들을 엄청 추가했다. 마지막으로는 최순희님을 만났다. 지리산에서 자연친화적으로 지내시다가 얼마전 아드님과 양산으로 내려오셨는데, 늘 손수 재배한 자연물로 음식을 해오셨다. 이 날은 샌드위치를 만들어 오셔서 맛있게 먹었다.


멀리 큰 축제를 가지않고 마을에 일어나는 축제에 들러 마을에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축제를 즐기는 시간이 참 좋았다. 따뜻한 독서 멤버 몇분과도 더 가까워지게 되는 시간이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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