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일다 엮음)
아마 일다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묶은 책이지 않을까 싶다. 2021년에 나온 책이다. 집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대부분 수도권에서 살았던 분들 같고 그러니 집 가격때문에 사연들이 많다. 대체 왜 우리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이렇게나 열심히 살고 돈을 모으고 대출을 받아서 이사를 해야 하는걸까.
수도권과 멀리 양산에 살아가 그런지 서울의 집가격들을 들으면 기함을 토하게 된다. 어떻게 그 좁은 땅에 그만한 가격이 매겨질수 있을까. 중산층 부모를 두지 못한 자녀들은 대체 그 집값을 어떻게 마련해야할까. 내가 감사하게 생각하는건, 양산 공단 지역에 위치해 있고 주변에 편의 시설이 거의 없어서 그런거 같은데, 24평에 9600만원을 주고 매매해서 들어와 살고 있다는점이 나는 너무 감사하다. 내 생전에 집을 매매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19평 오래된 아파트에 월세를 내고 살다가 월세 매번 내는건 아깝지 않니? 전세로 살면 돈 보태줄께 하는 어머니 말씀에 알아보다가 발견한 아파트.
나는 조금더 넓은 아파트를 위해 돈을 모아서 이사를 하고 싶은 욕망이 그리 크지 않다. 돈을 번다는건 그만큼 댓가가 따르고 그냥 지금 하루하루 삶을 즐겁게 사는게 좋기 때문에 짝지는 돈을 조금더 모아 옆동 29평으로 이사해 보자는 꿈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지금의 24평 집도 만족하는 편이다.
<네가 좋은 집에 살면 좋겠어>에 등장하는 저자들은 대부분 집값때문에 여러분 이사를 다닌다. 집값 인상때문에 제주도로 이주를 하게되고 시골로 내려가 농사를 짓고 사시는 분도 있다. 차별의 시선이 없는 곳을 찾다보니 이태원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저자도 있다. 이 책은 꼭 집에 대한 책만은 아니다. 어떤 구성원들과 어떤방식으로 어울려 살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많은 청년들에게 최소한 10평의 공간이 주어지는 세상속에서 살수 있다면 주거할 공간을 마련하기위해 기를 쓰고 애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꼭 많은 월급을 받는 직장을 가지지 않아도 될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답게 살방법을 찾기위해 탐구하며 살아볼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울에 살면서 2년마다 재계약이 될지말지 전전긍긍하는 삶은 상당히 피곤할 것 같다. 이사를 해야된다면 살기 적당한 집을 찾으려고 애써야 하고 이사를 해야하고 비용을 충당하는데 노력해야할텐데, 결국 서울 바깥에서의 삶을 상상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12명의 저자들이 각자가 안정적으로 살 공간과 커뮤니티를 고민하며 살아온 과정을 읽으며 과연 사람답게 사는건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