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이야기
나만 이렇게 우울할 리 없잖아(다나/신희/태랑)
우울증으로 힘든 분이 책방에서 이 책 제목을 본다면 상당히 반가울 것 같다. . 부산 무사이 책방에서 발견하고 구입한 책이다. 우울증과 관련된 책은 가능하면 다 읽어보려고 하는편이다. 100명의 우울증이 있다면 그 100개의 이야기가 다 다르다.
내 우울증의 주 증상은 심각한 무기력이었지만, 불면증도 없었고 살이 빠지거나 찌지도 않았고, 공황같은 증상도 없었다. 우울증을 겪는 누군가가 나에게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의 힘듦을 잘 공감하고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듯이 읽는 편이다.
세명의 인터뷰어와 일곱명의 인터뷰이가 함께 우울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대담집이다. 우울증 자조모임을 시즌2까지 하고 당분반 열지 않기로 했지만, 이런 만남도 또 다른 자조모임이 아닐까. 내 우울증에 대해서 솔직하게 모두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면서 이야기를 경청하고 격려하는 관계가 우울증을 겪는 분들에게 필요하지만, 우울증을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세명의 인터뷰어 중 배태랑님은 내가 4년전에 읽은 <댕뇨일기> 독립출판 책의 저자였다. <나만 이렇게 우울할 리 없잖아>를 다 읽고 후기를 남기려다 맨 뒷장에 출판사 메일주소를 발견했다. 혹시나 저자들에게 29년 우울증 경험자의 이야기가 전달될까봐 메일로 책 잘 읽었고 이런 기획의 책을 내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출판사에서 저자중 한 분인 배태랑님에게 연락을 하셨고 배태랑님으로부터 그날 바로 답 메일이 왔다. 자신은 <댕뇨일기>의 저자인데, 예전에 자신의 책을 검색하다가 내 피드를 발견했고, 그래서 우리 부부 첫 책 <별 것도 아닌데 예뻐서>를 읽었다고 하셨다. 서울에 계시면 뵐려고 했는데, 마침 다른 지방에 갈 계획이 있다면서 언제한번 양산이든 서울에서 뵙자고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얼마 전에 포항에 있는 우울증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피드를 올렸는데, 황주 작가님이 자신도 우울증 친구들이 필요하다는 댓글을 달아주셨다. 황주 작가님이 부산에 살고 계셔서 담주에 화요일에 동래에서 뵙고 식사하고 차한잔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
친한 친구들이더라도, 가족에게도 우울증의 경험을 온전히 이야기 하기가 어렵다. 우울증의 경험이 있다는 공감대는 서로에게 좋은 자극과 응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정기적인 우울증 자조모임은 일단 마무리 했지만, 이렇게 알음알음 만나지는 우울증 친구들과 서로의 생존을 빌고 목격자가 되어주는 그런 관계들을 만들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