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기록
힘들었던 과거의 내 모습
친구가 우울감과 불안정함 무기력함으로 힘들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 싶어 내 블로그의 옛날 우울증 기록들을 살펴보다가 몇개의 기록을 그친구에게 보냈다. 29년동안의 우울증의 시간을 버티고 살아남아보니 지금은 우울증없이 4년넘게 지내고 있고, 그어느때보다 행복하고 재미난 하루를 살고 있다보니 종종 내가 29년동안의 우울증의 시간이 있었고, 그 힘듦이 얼만큼이었는지 사람들이 잘 상상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하다.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내방안에서 누워만 보냈고, 우울증이 심할때마다 죽고 싶은 생각을 늘 달고 살고 종종 옥상으로 올라갔었다. 다행히, 다행히, 충동적인 성격도 아니고 겁이 많기도 하고, 이런 하찮은 나라도 살고 싶은 욕망이 있어서………다행히 살아남았다. 우울증이란 것은 원래 오래 가는 것이고, 괜찮아지기 어려운 병인데, 감사하게도 나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사람답게 나답게 지금은 살아가고 있다. 7~8년 전의 우울증 기록들을 읽어보니, 그 시절을 나는 어떻게 버티고 통과했는지 새삽스럽다. 그때의 절망감과 무력감과 어둠이 …….
(2017년도의 내 블로그에 있던 우울증 기록이다)
내 문제는 중학교 2학년때 부터가 아니구나...
나는 내가 중학교 2학년때부터 무기력과 우울증에 빠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사 하기전에도 나는 누군가에게 따뜻함을 받거나 돌봄을 받거나 한 기억이 없다.
아버지의 대순진리회때문에 중학교 2학년때 이사를 하고 집안 분위기 자체가 싸~ 아 해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이사하기전에 어릴때, 가족적인 느낌, 따스한 느낌 그런걸 가족을부터 받지는 못했다.
상담을 여러 차례 받으면서도 그 사실을 인식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에게 차단당하는 것에 그렇게 상처를 받고 화가 났던 것이다. 나의 어린시절 누구에게도 관계적 측면에서 따뜻한 돌봄을 받은적이 없으니, 그런 비슷한 느낌이 들면, 나는 상대에게 훅 하고 빨려가서 잘해주고 상대도 나에게 잘해주길 혼자 기대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게 상대쪽에서 차단이 되면, 또 그만큼 실망하고 분노했던 것. 나의 관계의 오랜시간 반복되던 패턴인 셈이다.
선생님이 이제 지금 건형씨가 몇살쯤 된거 같냐고 물으셔서, 20대 초반의 청년 같다고 했다. 이제 과거의 어린 나에게는 든든한 형이 생긴 셈이다. 이 형이, 많이 돌봐주고 부당한 일 있으면 화도 대신내주고, 관계가 서툴면 관계하는 법도 가르쳐 줄테니 형하고 천천히 걸어가자고 했다.
그래서, 오늘 참 많이 울었다. 41년 이란 시간동안 너무나 힘든 시간들이 많았고, 죽고 싶을정도로 끔찍한 순간이 너무나 많았다. 그럼에도 죽지 않고 살아있어줘서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욕심부리지 말고 지금처럼 천천히 이 형이랑 같이 가자고.
이젠 호기심도 생기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졌다. 예전에 20대의 나는 전혀 그런것이 없고, 세상이 두렵기만 했다. 중고교시절 무기력과 우울로 혼자만 있다가 사회에 던져 졌으니, 사회가 너무나 두렵고, 관계맺는 법도 몰랐으니까.
그래서, 요즘의 나는 그 어느때보다 편안하고 평온하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이 생기고, 내가 잘하는게 무언지도 이제 조금 알겠다.
이때까지 살아주어서 참 참 고맙다. 정말 고맙다. 이제 앞으로는 재미있게 살 일만 남았다. 앞으로 힘든 일이 있으면 내 주변에 사람이 많으니 도움도 받고 의지도 하고, 또 나같이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마음을 전해 주며 그렇게 천천히 즐겁게 살아가자.
고맙다. 41살의 건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