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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씨의 해명을 보고.

생활글

by 박조건형

유시민씨의 해명을 보고.


몇일전에 다스뵈이다에 출현한 유시민씨가 김어준과 나눈 대화에서 나왔던 발언이 문제있다는 여성의전화논평 피드를 올렸다. 댓글이 몇개 달렸고, 유시민씨가 다시 알릴레오에 출현해 해명하시는 영상을 봤다.


상대를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능력이 돋보여서 유시민씨의 정치논평을 평소 자주 챙겨 봤었다. 다만 이번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현해서 하신 발언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다.


일단 설난영씨보고 제정신이 아니다고 하신 발언은 사과를 했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면, 노동운동을 하던 설난영씨가 왜 이렇게 바뀌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설난영씨 입장에서 이해를 해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왜 그는 설난영씨를 “찐”노동자라고 말했을까. 물론 학출출신인 김문수씨와 비교해서 그런 표현을 썼을수도 있지만, 지식노동자인 그가 설난영씨를 보고 “찐”노동자라고 생각하는 것이(평하는 것이) 나는 좀 오만해 보였다. 자신이 뭐라고 설난영씨를 “찐”노동자라고 명명하는 것일까.(나도 화물차납품노동자이다보니 유시민씨의 그 발언에 화가 나더라.)


그리고, 김문수씨의 반려자가 되면서 신분상승으로 고양되었을 것이라고 유시민씨가 추측한 것일 뿐이다. 도대체 여성을 어떻게 생각하길래 그런 추측을 한 것일까. 물론 그럴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전 문재인 대통령의 아내도 영부인이 되어 신분상승으로 고양되셨을까? 이재명 후보가 만약에 대통령이 되면 그 아내도 신분상승을 해 고양됨을 느낄까?


대놓고 여성이나 노동자를 비하한 것은 아니지만, 은연중에 유시민씨 무의식속에 노동자를 조금 낮춰보는 시선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고, 여성은 남편에 따라 신분상승 하는 수동적인 존재로서 인식하는게 느껴진 것 뿐이다.


정치 민주주의만 소리칠 것이 아니라, 일상속의 여성에 대한 태도나 노동자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자고 문제제기 한 것뿐이다.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김어준의 젠더의식은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마초적이라고 할까.


이준석이 토론에서 그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2차가해적인 부분에서 문제제기 해야 할텐데……국민이 다보는 방송에서 어떻게 그런표현을 썼느냐에 공분하고 공격하는 태도들이 나는 좀 촛점이 어긋났다고 생각했다.


웃긴건 언론들이 유시민의 발언의 핵심이 무엇인지 건드리지 않고 아무 생각없이 노동자비하 여성비하 라고만 기사를 써댔고, 더 웃긴건 국민의 힘이 그 언론의 기사들을 그대로 가져와서 쓴다는 것이다. 지나가다가 플랜카드를 걸어놓은 것을 봤다.


나는 민주당이 진보적인 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산층을 위한 보수정당이라고 본다. 국민의 힘이 워낙 어이없는 행동들을 하니 민주당이 진보적인 당으로 보일뿐 민주당은 보수정당이다. 이재명 후보가 여성정책이나 소수자 정책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보수층의 표를 얻으려는 전략으로 볼수는 있지만, 차별금지법을 아직도 ‘국민적 합의’를 핑계로 다음에 다음에 라고 말하는 민주당이 진보적인 당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인 민주주의에 머물지 말고 일상속에서 생활속에서 내가 하고 있는 차별적인 발언이 무엇인지 성찰하자고 올린 피드였을 뿐이다. 유시민씨가 이 글도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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