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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인사이트 도쿄산책:초고령사회를걷다

생활글

by 박조건형

다큐인사이트 도쿄산책:초고령사회를걷다


짝지가 보고 있길래 우연히 같이 보게된 다큐멘터리. 일본고령화 사회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무언인지 잘 짚어주는 다큐였다.


무덤친구 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언젠가 올 죽음을 함께 준비하는 모임인 것이다. 죽음을 끔찍하게 보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맞이할 것이기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동료들과 함께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돌아가셨을때 함께 모여 추모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한 노인은 한달에 한번씩 오렌지 바 모임에 같다. 주치의가 주선해서 만든 모임인데, 치매환자와 가족들이 모이는 모임이다. 규칙이 있는데, 자기 소개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누가 치매환자인지 아닌지 구분하지 않도록. 그 구분에서 위계가 생기기 마련이고 그냥 존재로써 모여 즐겁게 웃고 이야기나누는 즐거운 시간으로 보였다.


일본에서 유행하는 센류 장르를 소개하는데, 노년들만이 할수 있는 위트가 가득한 시였다. 몇개를 소개해주는데 짝지와 나는 듣다가 함께 빵 터져 웃었다. 한국에도 센류 모음집 1,2 권이 나왔길래 중고로 1권을 구매했다.


보이스 피싱 당할 정도의 돈이 내 통장엔 없다


신경 쓰는 것 옛날에는 인맥 지금은 맥박


저승에서는 말도 걸지 말라는 아내의 엄명


그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AI에게 저세상 가는 길 물어본다


당일치기로 가보고 싶구나 천국에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연명 치료 필요 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마지막으로 70년대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맨션을 개조해 노인들을 위한 주택을 만들어 함께 생활하는 모습을 소개한다. 함께 모여 일상을 나누고 몸을 움직이고 취미활동을 하는 모습들이 참 좋아서 보고 있는데 눈물이 났다. 한국사회에서의 노년은 죽음과 장애와 연결되어 부정적으로만 인식되기때문에 이런 일본인들이 노년을 즐겁게 보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일본의 사례중에서 본받을만한 것들을 잘 가져와서 우리들도 즐겁게 노년을 준비하고 노년의 삶도 주체적이고 즐거울수 있는 문화를 이제는 만들어가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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