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이야기
상대의 마음과 선의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대구여성의전화 성교육강사과정 네번째 시간 오후수업은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방문일정이었다. 주차할 곳이 없다는 담당자 쌤의 말을 듣고 일찍 도착을 했는데 희움 역사관에는 앉아서 머물곳이 없어서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데, 근처에 근대역사건물이 보여 가까이 가니 대구근대역사관이었다. 카운터에 혹시 해설을 들을수 있냐고 여쭤보니 곧 점심 시간이라(그때 시간이 1시 40분경) 어려울거 같다고 하셨다. 가방을 메고 둘러보기엔 무거울 거 같아서 짐을 맡길수 있냐고 여쭈고 맡겼다. 해설사 선생님이 짧게라도 해설해 드릴까요? 라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듣고 싶다고 했다.
내가 선생님의 설명에 잘 반응하고 피드백이 좋아서 그랬을까? 체감상 2시가 훨씬 넘은 것 같은데도 계속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중간에 제주에서 오신 고향이 대구로 보이는 70대 어르신들 네명이 합류에서 같이 들었다.
대구근대역사관은 1932년에 지어져 조선식산은행 대구지점으로 사용되다가 해방후 1954년에는 한국산업은행으로 최근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계속 사용된 건물이라 그런지 100년 전의 건물이라고 보기힘들정도로 외관이 잘 유지되었다. 제일처음에는 그때 당시 금고로 사용되던 공간에 들어가 설명해 주셨는데, 설명을 듣지 않았다면 최근에 새롭게 금고 시설을 만들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시설들이 잘 관리되어 있었다.
대구에서는 박중양이라는 인물이 너무 유명한 친일파인데 조선식산은행 주변의 읍성을 철거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들을수 있었다. 이토가 무척 신임한 인물이라고 했고, 박짝대기라는 별명으로도 불렸다고 했다. 1960년 2월 28일에는 대구학생시위가 있었고 이승만 정권을 무너트리는 4.19까지 이어졌다.
한 50분 정도 설명을 들은 것 같다. 많은 것을 들려 주시고 싶으셨는지 말씀은 엄청빠르셨지만 꼬꼬무에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로웠다. 11년동안 이곳에서 게속 근무해 오셨다고 했는데, 끊임없이 공부하고 자료들을 찾아보고 업데이트 하시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전문성이 참 존경스러웠다. 단체 관람객이 아닌 한명을 위해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다. 고마운 마음에 사진을 같이 찍고 성함을 여쭈었다.
혼자 보았다면 대구의 역사도 잘 모르고 해서 전시물들의 설명들을 꼼꼼하게 읽으며 둘러보진 못했을테고 크게 기억이 남지 않았을텐데….이야기로 듣는 역사는 너무나 내게 좋은 경험으로 남아서 양산에 돌아와 받았던 명함을 보고 장문의 감사문자를 보냈다. 장문의 답문자를 보내주셨다. 권민경 선생님에게는 그 일이 직업이겠지만 직업이라고 다들 그렇게 열심히 적극적으로 해설하지는 않을 것이다. 역사관을 혼자 둘러 보는 것과 해설사의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선생님이 참 의미있고 멋진 일을 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 감사함을 전했다. 상대의 선의와 열의를 만나면 그 에너지에 감동을 하고 상대에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하고 싶어진다. 이런 응답은 상대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 일에 자부심을 갖게 만든다고 믿는다. 역사관을 들릴때 해설사가 있다면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