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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공부(박광우 지음)

책리뷰

by 박조건형

죽음 공부(박광우 지음)


e북으로 회사에서 두 달 정도에 걸쳐 조금씩 읽은 책. 20여년 동안 말기암과 파킨슨병을 치료해온 신경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전문의의 책이다. 죽음을 목전에 앞둔 환자와 가족들을 보면서 우리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고령 혹은 진행이 많이 된 병을 가지고 온 환자들에게 완치는 불가능한 현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이유로 완치가 어렵다는 이유로 치료를 안받고 이렇게 살고 가겠다고 하지만, 암과 파킨슨병이 진행이 많이 되었을 경우 엄청난 신체적 고통을 얻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간과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는 것도 내 맘대로 살 수 없지만, 죽는 것 또한 내가 죽고 싶을 때 바로 죽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완치가 아니라 덜 아프면서 어느정도 일상생활이 될 정도를 위해서 치료를 해야한다는 말을 한다. 다가올 죽음이 분명할 때 절망만 하기보다는 지금 순간에 가족과 환자가 어떻게 이별을 준비하고 좋은 기록들을 쌓아야 하는지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그래야 부모와의 관계에서 후회를 덜하게 된다고 한다.


나의 부모가 암일때, 그런데 이미 몸 전체에 많이 퍼져있어서 큰 수술후 회복이 힘든 노령의 몸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부모는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이렇게 살다가 가겠다고 하고, 자녀 입장에서는 완치가 아니라 더 나빠질 상황을 염려해서 치료를 권하는 상황에서 나는 부모의 의견을 어느 정도 수용해야할까. 어떻게 설득해야할까. 부모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부모에 대한 내 마음도 무시하지 않는 그 적절한 선은 참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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