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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해방일지(이림 지음)

책후기

by 박조건형

결혼 해방일지(이림 지음)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지만, 그 과정이 얼마나 지리멸렬한지 검색을 해봐도 자세한 내용들은 나와 있지 않다고 했다. 이림님은 누군가가 이혼을 결정하고 준비할때 혹여나 자신의 이혼과정이 정보적으로 정서적으로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그 지난한 과정을 자세히 기록해주셨다. 본인에게는 해방의 이혼이었지만, 그렇다고 함부로 이혼을 권할수는 없다고 말씀하셨다. 이림님은 부모님 두분이 일찍 돌아가셨다보니 직장을 다니며 아이를 맡길곳이 없었고 어쩔수 없이 남편에게 아이돌봄을 부분적으로 도움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돌봄학교와 학원 도우미분들을 활용해도 비는 시간이 생겼다. 거기다가 코로나까지 겹쳤으니.


귀책사유가 없었다고 하지만, 같이 사는 동안 이림님은 늘 남편이 두려웠고, 남편의 감정적인 태도와 말과 행동이 큰 상처가 되었다고 반복적으로 말한다. 남편은 이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반복하고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고 싶지 않다는 말만 반복하지 상처 입은 아내의 마음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답답했다. 나와 함께 삶을 살기로 한 반려자가 나랑 함께 사는 것이 두렵고 힘들다고 말하는데 왜 그 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배려해서 이혼해주지 않는 것일까. 결혼이라는 것은 함께 하는 삶이 행복할 것이라고 믿고 하는 것인데 한쪽이 함께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괴롭다고 말하는 상황에서도 자신만을 위해 결혼을 유지해야하는 것일까.


이림님은 400만원을 내고 변호사를 고용해 소송이혼을 하지만(협의이혼 조종이혼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2년 1개월이란 긴 시간이 소모되었다. 재판과정에 필요한 일정들이 대부분 낮시간이라 회사에서 연차를 쓰기 쉽지 않은 직장인들은 이혼소송조차 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림님은 이 책은 한쪽의 입장에서만 쓰여진 글이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남편은 현실적인 부분이나 책임감적인 부분에서 결혼생활에 적절치 않은 부분이 있어보였다. 이혼 과정이 이렇게나 쉽지 않다는 걸 알면 사람들은 좀 더 결혼을 신중하게 생각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혼을 하는 세상이다. 이혼이라는 것이 행복하기 위한 또 다른 선택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쉽게 정상성에서 벗어났다고 여기고 노력이 부족하고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들로 취급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나도 그런 시선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한번씩은 점검해 보곤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서로가 아이들에게는 좋은 부모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이혼을 하더라도 두 사람은 각각 아이에게는 부모이니 서로는 안 맞더라도 부모 역할때문에 건조하게나마 의견이나 정보를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힘겹게 2년 1개월간의 소송기간을 감내하고 이혼을 ‘허락’ 받으셨으니 앞으로는 아이와 함께 행복하시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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