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나에게 달리기란?
명지에 있는 책방에서 곳간에서 나온 <살림문학>을 다시 펼쳐서 읽어보았다. 어제 곳간 모임에 참여한 분의 글이 <살림문학>에 있어서 다시 그분의 글만 찾아 읽었다. 글속에 담긴 그분의 일상과 생활을 추측해 보았다. 그리고, 대성쌤의 섬세한 글을 천천히 하나하나 읽어보았다. <살림문학>은 살림글 모임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들이 썼던 글과 달리기와 글쓰기를 함께 진행했던 쓰깅 모임의 글이 함께 담겨 있다. 그리고 모임을 꾸려가며 손님을 맞고 글쓰기 친구들을 대하는 대성쌤의 글들이 군데군데 배치되어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젊을 때는 흘려버리던 글이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 그 글을 다른 의미로 꼼꼼히 살펴보기도 한다. 각자 달리기를 하면서 들었던 생각과 생활들을 읽으며 나는 달리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오랫동안 옆에 두고 있는지 한번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방안에 늘 들어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내 글을 적는다.
87kg까지 나갔던 몸이 3년정도가 지난 지금은 76kg 언저리에서 머물고 있다. 일단 몸이 가벼워지니깐 몸을 움직이기가 수월해져서 좋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지내다보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애를 써야 하게 되고, 무언가 행위를 하는 것도 여러가지 이유를 대며 머뭇머뭇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가 결국 하지말지 하며 시작도 안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헬스장에서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는데 근육을 크게 키울 생각은 없다. 무릎에 통증은 있는건 아니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편이라 헬스장에 가거나 짝지랑 트래킹 하거나 무릎을 쓰는 운동을 하면 항상 무릎 밴드를 챙긴다. 그게 그나마 무릎이 닳는걸 늦춰준다는 느낌이라 과학적인 근거는 잘 모르겠고 내 느낌으로 늘 차고 운동한다.
길거리를 달리는 것도 좋긴 하지만, 달리기에 그치지 않고 근력운동을 하고 싶을때가 많아서 주로 헬스장에서 러닝 머신을 탄다. 게속 뛰진 않는다. 처음에는 10분에서 20분 정도까지는 뛴다. 7.5에서 8정도로 오래 뛰다가 9나 9.5 10정도까지 올려 3~4분 뛴다. 다시 7.5정도로 내려 천천히 뛴다. 힘이 조금 든다 싶으면 속도롤 5.6으로 내려 유투브를 헤드폰을 끼고 4~5분 보며 걷다가 다시 뛰면 헤드폰을 벗고 뛴다. 그래서 달리기라 말하지 않고 유산소를 한다고 말한다. 달릴때는 작은 핸드폰 유튜브 화면에 집중이 되지 않아 헤드폰을 벗고 달리기만 한다. 헬스장 유산소의 목적은 땀내기이다. 몸무게를 유지하거나 조금더 낮추는게 목적이다. 유산소를 하는데 땀이 나지 않을정도의 강도면 운동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기본은 30분이상으로 하되, 유산소를 하게 되면 항상 40분이상을 하며 상의가 땀에 젖을 정도로 한다. 그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잠시 앉거나 누워 쉬고 탈의실에 가서 헬스장 상의를 벋고 수건으로 땀을 닦아낸 뒤 내 운동가방에서 운동용 많이 파인 나시를 입고 근력운동을 한다. 몸이 좋아서 입는건 아니고 운동하는 부위의 근육들이 눈에 보이면 근력운동의 동기가 되기 때문이다.
가끔 달리기만 하고 싶을때 양산천에 가서 달린다. 음악없이 1시간 뛰는건 상당히 심심하다. 그래서 라디오를 틀거나 내 취향의 곡을 모아 놓은 어플을 들으며 뛴다. 웃긴게 야외에서 뛸때는 걷지 않고 끝까지 뛰어서 간다. 계속 뛰어주어야 운동이 되는 느낌이랄까. 헬스장 러닝머신은 계속 뛰는게 힘들지만, 야외에서는 계속 뛰는게 상쾌하다. 야외에서 뛰면 바깥 풍경을 이러저리 구경하고 운동하거나 걷는 사람들, 반려동물과 산책하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뛰다보면 내 일상과 관련된 생각들이 정리가 된다. 아이디가 무한대로 퍼져나가기도 하고, 고민하고 있던 것이 이렇게 해야지로 정리가 되기도 한다.
달리기를 놓지 안으려는 생각으로 일년에 두어번 정도는 대회를 10km 신청해서 완주한다. 기록에는 관심이 없다. 30대때 뛸때 60분 안으로 들어온적이 몇번 있지만, 지금은 1시간 10분 내외로 뛴다. 그냥 몸과 만나는(운동) 것이 습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뛰어보는 것 뿐이다. 대회 날짜가 가까워 오면 그래도 1시간 넘게 두어번 연습은 하게 되서 강제적인 면에서 하려고 한다.
TV나 유튜브에 보면 몸짱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종종 보이는데, 그정도의 욕심은 전혀 없다. 그냥 몸과 가까워진 삶이고 싶다. 달리기를 하거나 헬스를 하면 늘 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벤치프레스를 하는데 가슴근육이 땡기며 느낌이 이상하면 가슴운동을 바로 멈추고 다른 부위 운동을 한다. 스쿼트를 하는데 무릎쪽 느낌이 좋지 않으면 또 다른 운동을 한다. 달리기 할때도 마찬가지이다. 이게 계속 뛰어도 되는 몸의 신호인지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하는지는 그동안의 데이터로 바로 알수 있다. 안하다가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땡기는 느낌은 기분좋은 뻐근함이다. 최근에는 상체운동을 하는데 팔꿈치가 우리해서 걱정이 되었다. 검색을 해봐도 팔꿈치 예방 방법이 없었다. 한달정도 동안은 팔꿈치를 쓰는 상체운동을 안하고 유산소를 하고 복근을 하고 하체운동만 했다. 평상시 자주 안하던 복근을 자주 하고 유산소로 땀을 흘리니 옆구리 살이 더 줄어즐고 복근이 조금 보여 반갑고 기쁘다. 요즘은 조금씩 가벼운 문게로 상체운동을 다시 한다.
왼쪽 창 밖을 보는데 러닝복 차림으로 뛰어 지나가는 분이 보인다. 달리기 할때 중요한건 자기 속도에 맞게 하는것이다. 젊은 사람들중에도 잘 뛰고 빠른 사람들이 많다. 또래나 나이분들중에도 60분 미만으로 뛰는 분들이 있다. 쪽팔려 할 필요는 없다. 달리기를 하는데 기록이 계속 단축되고 빨리 달리는게 힘들지 않았다면 아마 달리기에 더 파고 들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냥 건강한 삶을 위해 달리는 정도. 늘 내 무릎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무리하지 않게 괴롭지 않을 정도로 뛰는게 나에겐 중요하다. 적당한 휴식은 필수. 양산에서 러닝크루를 검색하고 몇번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내 속도는 거의 뒤쪽 그룹에 속하다보니 같이 뛰는게 약간 부담이 되고 편하진 않더라. 그리고 참여자들이 20~30대들이다보니 관심사나 삶에 대한 태도들이 다른 것 같아(내가 평범해 보이지만 좀 특이한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모임에서 나오고 종종 혼자 뛰고 있다.
달리기에 대해 쓰고자 했지만, 쓰다보니 그냥 운동 으로 확장해서 쓰고 있다. 주변에 운동을 권하지 않는다. 아프면 운동을 하게 되고 관심을 가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전에는 운동이 왜 필요한지 모른다. 운동말고 재미있는게 많은데 왜 하겠는가. 나이가 들거나 체력이 떨어져서 혹은 병이 걸려서 운동의 세계로 들어온 분들을 만나면 반가움을 표현한다. 운동자체가 좋은 사람들은 20대부터 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야 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 헬스장에서 유산소 35분하고 1시간 근력운동했는데, 내일도 퇴근하면 헬스장에 가서 유산소 부터 뛰어야겠다. 요즘은 근력위주보다는 늘 유산소와 함께 하는 것 같다. 가벼워진 몸이 가벼워서 좋기 때문이다.
달리기가 아니더라도 자기에 맞는 운동을 찾아 즐겁게 운동하고 그래서 삶의 기운이 밝은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운동을 생활처럼 하려는(요즘은 일주일에 두번정도 밖에 안하지만) 내가 참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