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성의 가시화(30일드로잉 시즌1-11)
팟캐스트 시골쥐퀴엇쥐 11화편에 출편해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때 녹음실에서 혼자 찍은 사진이다. 내가 이래뵈도 15살때부터 44살때까지 29년의 우울증 전문가(내 우울증에 대해서만 전문가이다) 이다보니 청년들의 “우울증”에 대한 주제로 초대를 받아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이다. 세명이 있는 사진을 그리고 싶었으나 두 분다 레즈비언 이시다보니, 혹여 아웃팅이 될까봐 단독으로 등장한 나만 그렸다.
시골쥐퀴엇쥐는 부산에서, 지역에서 사는 퀴어들의 이야기를 담은 팟캐스트이고 매주 한번도 빠지지 않고 챙겨 듣는 애정하는 팟캐스트이다. 워낙 두분다 입담이 좋고, 경쾌해서 듣는게 늘 재미있고 즐겁다. 나는 소수장의 가시화라는 주제에 괂심이 많고 그래서, 이 팟캐스트도 자주 SNS에 홍보를 하는 편이다. 자칭 시골쥐퀴엇쥐 홍보대사이다.
사람들은 퀴어들이 자신들의 옆에 사는지 모른다. 관심도 없고, 한편으로 자기주변에 나타나지 않았으면 하고 속으로 바랄지도 모른다. 그냥 그들이 불편한가 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우리 옆에 있음을 알리고 목소리내고 가시화 해야한다. 퀴어축제가 매년 진행되고 있는 건 그러한 취지에서이다. 이런 방송을 들으며 퀴어로 살아가는 것이 비퀴어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고,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괴로움이 크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러니, 남자라고 해서 결혼했냐고 이성친구가 있냐고 무조건 묻지 좀 말자. 그들이 게이일수도 있고 그런 질문이 불편하고 짜증이 날수도 있으니까.
내 지인중에 한명도 고등학교 교사이고 남자애인과 함께 살고 있음에도 학교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하고(학교가 얼마나 보수적인 사회이고 퀴어혐오적인 사회인가) 부모님이 집에 오면 같이 사는 흔적을 들키지 않으려 한바탕 소동을 벌이게 된다. 왜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할 수 밖에 없을까. 벽장(커밍아웃 하지 않은 퀴어)들이 편하게 커밍아웃하고 비퀴어인 우리처럼 자유롭게 살수 있는 세상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자꾸 소수자성을 가시화 해야한다. 그리고 소수장성을 지닌 이들과 어떻게 관계하고 함께 살아야 하는지 비퀴어인 우리는 배우고 공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