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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글, 그림

거래처 제림 현장에서 지게차 운전하는 기사님(30일드로잉 시즌 1-13)

by 박조건형



이 장에서는 거래처 현장 노동자들과의 관계성 맺기에 대해서 이야기 하자고 한다. 나는 거래처에 가면 현장 노동자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무척 애쓴다. 직책을 하나하나 묻고 직책으로 불러드린다. 늘 큰 목소리로 인사하고, 거래처에서 나갈때도 현장 직원들 찾아서 꾸벅 인사하고 자리를 뜬다. 워낙 거래처 현장에서 싹싹하게 잘하니 나를 신뢰하고 믿는 거래처 직원들이 많다. 현장 직원들과 친해지면, 여러모로 좋다. 일단 거래처 현장이 바쁘더라도 우리의 편의를 봐주게 된다. 하고 있던 일이 있더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 우리 일부터 처리를 해주는 경우가 있다. 우리회사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가고 그런 이야기가 사장님 귀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같이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이니 노동자로써의 동질감으로 말한마디 더 건낼려고 한다.


양산 인정에 있는 과장님이 허리를 다쳤을때는 매번 갈때마 허리가 괜찮으시냐고 안부를 물었다. 부산에 일진에 갔을때, 다른 화물차가 들어가 먼저 작업을 하고 있었다. 나는 회사 앞에 비상깜빡이를 켜놓고 안에 들어가 그 화물차 기사님이 하는 일을 도와드렸다. 내가 밖에서 기다리는 걸 알고 커피를 한잔 하고 가면 미안할 것 같다고 하시길래 사무실 가서 믹스커피 타오라고 하며 그동안 내가 물건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 화물차 기사는 내가 도와주니까 좋고, 커피도 마실수 있어 좋고 나는 그 화물차 기사가 바로 차를 빼주니 내 일을 빨리 할 수 있어 좋다. 거래처 현장 노동자들과 친분을 쌓다보니 바쁠때는 내가 지게차를 몰아도 신뢰하고 나에게 일을 맡기게 된다. 그러니 내가 거래처에 갔을때 권주임과는 달리 일을 빨리 처리하고 나올수 밖에 없다. 권주임은 일머리가 없어 이런 능동성을 일에 발휘하지 않는다.


그림에 있는 지게차 모는 아저씨는 양산 통도사 근처에 있는 회사직원이다. 여기 현장에는 지게차 기사가 두명인데, 한명은 아주 무뚝묵하고 뚱한 표정을 늘 짓고 있고, 이 그림의 주인공은 성질머리가 지랄같다. 그런데, 나는 매번 갈때마다 싹싹하게 인사하고 일처리를 신속하게 하니 부딪힐 일이 없게된다. 이런 경우에는 가까운 관계까지는 가지 못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일은 능률적으로 하게 된다.


내가 일잘러가 된 지점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거래처 현장에서 이렇게 감정노동을 적극적으로 열심히하고 그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도 그 하나이다. 그래서 나는 현장에 가면 권주임보다는 일을 빨리하고 나오게 되는 것이다. 권주임은 나보다 다섯살 많고 화물차 경력도 많은데 우리회사 와서 화물차를 배운 나보다 운전을 못하고 일머리가 없다. 배울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 궂이 이런 노하우를 하나하나 가르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다. 뭐 하나라도 가르쳐 줄려고 하면 인상 빡 쓰는데, 내가 바보가 아닌이상 그런 취급받으며 가르쳐 줄 필요는 없으니까.(지금은 이 문제가 해결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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