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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책방 북토크 후기

생활글

by 박조건형

오늘은책방 북토크 후기


<좋은 사람 자랑전> 책의 공식적으로 정해진 북토크는 ‘오늘은책방’이 마지막 이었네요. 편안한 분위기에서 즐겁게 깊게 이야기 나누었어요. 물론 이 이후로도 연락이 오면 할 생각은 있습니다.


30분전에 도착을 했습니다. 참 오랜만에 뵈었는데도 대표님 부부와 아이가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제가 좋아하는 책방에 가면 책방에서 책을 한권씩 구매를 하곤 합니다. 제가 벌이가 많지 않아서 많이 구매해 드리진 못하고 오늘은 <아주 느린 작별>을 구매했습니다. 치매가 걸려서 말을 잃어가는 배우자와 침묵을 껴안은 언어학자의 이야기를 담은 대만 책인데, 제가 요즘 관심가지고 있는 분야의 책이라 구매했네요.


제가 오늘 치과에 가서 치료를 받았는데, 임플란트를 심는 수술이 있었고 그게 간단한 치료로 생각하고 있었던게 오판이었요. 10시 50분에 치료를 마치고 병원에서 나오는데, 북토크 전까지 피가 안멈추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임플란트를 심고 실로 꼬매다보니 피가나서 솜을 물고 있었거든요. 안타깝게도 2시 북토크 전에 피가 멈추지 않아서 오신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솜을 물고 북토크를 진행했어요.


오늘은책방 대표님께서 저를 소개해주며 돌아가며 자기 자랑으로 자기소개를 대신하자고 제안해주셨고, 대표님이 먼저 자랑을 해주셨는데, 본인은 가성비가 좋은 사람이라고 자랑하셨어요. 작은 일에도 기뻐할줄 알아서 자주 행복할 줄 안다구요. 파트너인 대표님은 본인은 일주일동안 같은 옷을 입어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자랑을 해주셨습니다. 작년보다 책을 더 읽었다고 자랑하신 분도 있고, 우안녕 선생님이랑 친하게 자기 자랑이라고 하신분도 있었어요. 우안녕 선생님이 참 멋진 사람이거든요. 그리고 17살이 되는 학생은 예고에 들어 가게되었다며 자신은 걷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는 걸 자랑해 주었어요.


오늘은책방에서 북토크를 하게 된 계기는 이 걷는 청소년 프로그램과 관련이 있어요. 청소년들이 오늘은책방에서 모여 자신들이 원하는 여행을 경주 인근으로 해서 직접 계획을 짰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양산의 소소서원 방문이 있었네요. 소소서원은 제 단골카페다보니 청소년들이 직접 여행을 짜는 이 프로그램이 좋아서 대표님들 동의를 구하고 소소서원에서 소소서원사장님과 함께 청소년들을 만났어요. 그때 책 작업중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책나오면 여러분들을 만나고 싶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1년 반만에 청소년을 만났네요. 한 친구는 그때 보여주었던 주윤발 그림을 핸드폰으로 찍었던걸 오늘 보여주었고 학원수업 두 개를 째고 와주기도 해주었어요. 어머님이 함께 와주셨어요. 대체 어떤 어른이길래 자신의 자녀가 이렇게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했나 궁금하셨을 겁니다. 제가 좀 특이한 어른이거든요. ㅋㅋ


북토크 후반부에는 원지윤 대표님께서 사전에 주셨던 질문에 답을 했습니다. 자기계발이 범람하는 시대에 거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를 가지는 법에 대한 이야기와 글을 쓸때 자기노출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검열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극복하면 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준비했던 1시간 10분이 금방 흘러 입에 물고 있던 솜을 빼고(다행히 그동안 피는 멈쳐 있었습니다) 이적의 “반대편” 노래를 불러드렸습니다. 드라마 일타스캔들 OST에 삽입된 노래라는데 저도 작년에 처음 안 노래이고 가사가 너무 와 닿았고 오늘 오신 분들이 잘 모르실 노래라 잔잔히 불렀습니다. 노래 부르는 동안 질문 혹은 자신이 알고 있는 좋은 사람 한명을 제게 소개해달라고 쪽지에 적어달라하고 부탁드렸습니다. 그 질문들 하나하나 답하다보니 금방 2시간 흘렀어요. 2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야기 더 나누고 싶은 분은 남아달라고 말씀드리며 그분들과 또 30분정도 차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예전에 너른벽에서 저를 만났던 분은 그때 자신에게 왜 인도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너른벽에서 해보라고 제안했는지 뜬금없었다고 하셨는데, 오늘 북토크도 듣고 책을 읽으니 프로딴짓러로서 작은 제안들을 주변해 하는 저를 이해했다고 하셨습니다.


2주뒤에는 <아이가 있는 집의 질문들>북토크로 또 오늘은책방을 방문을 할 것 같네요. 작가님도 다섯분이나 오신다 해서 무척 기대가 되고, 북토크 이후 식사자리도 꼽사리로 함께해도 좋다고 하셔서 선생님들을 직접 뵐 생각에 약간 설레입니다.


석달동안 일곱번의 북토크를 부지런히 열심히 즐겁게 한 거 같습니다. 요즘 모임을 하든 북토크를 하든 모객이 잘 안되는걸 알게 되어 조금 속상하기도 했지만, 와주신 분들과 즐겁고 깊은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졌네요. 연말 잘 마무리 하시고, 우리 또 언젠가 시절인연으로 다시 만났으면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속도로 자기답게 잘 살아가자구요.^^ 오늘 와주신 분들, 그리고 공간을 허락해주신 오늘은책방 대표님들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오늘은책방이 곧 10년이 된다고 합니다. 지역에서 10년동안 자리를 지키고 공간이 할수 있는 역할을 고민한다는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곧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사진 찍은게 별로 없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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