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 “신경다양성 아이,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까?

30주 부너미

by 박조건형

[7주] “신경다양성 아이, 그대로 수용할 수 있을까?” 를 읽고


질문: 나와 아이의 ‘다른 부분을 마주할 때 어려웠던 경험, 혹은 즐거웠던 경험을 나눠주세요.


제게 아이는 없지만 문득 떠오르는 경험이 있습니다. 제가 인권이나 퀴어 관련 책들도 많이 읽고 짝지에게 가족같은 친구들이 게이이기도 해서 게이 친화적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극장에서 영화 <쌍화점>을 보고 엄청 불편해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왜 남성들의 섹스 씬을 보고 그렇게 불편해 했을까를 한참 생각해 봤습니다. 이성애 섹스씬은 많이 봤지만, 동성애 섹스씬은 처음 봐서 그래서 놀랐던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접해보지 못한 내가 모르는 것들을 자꾸 반복적으로 접하고 익숙해져야 겠구나 싶었습니다.


양산에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만든 사회적 기업이 있습니다. “비컴프렌즈”.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힘듦을 혼자 끌어 안지 않고 같이 만나고 공부하고 이야기하면서 정보도 얻고 위로도 받고 자녀들이 독립해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7년정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사는 마을을 만드는 노력들을 즐겁게 하고 계십니다. 자녀를 키우는 일도 버거울때가 많은데 아이에게 발달장애나 자폐가 있을때의 당황스러움은 아마 청천병력일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자녀들을 키우는 어려움이 무엇이고 장애가 있는 아이들의 특징이 무엇인지 공부해서 친숙하게 알고 있다면 어떤 공간에 발달장애인이 있어도 그렇게 불편하거나 당황하지 않을 것 같아서 제게 자녀도 없고 당사자도 아니지만, 그분들의 양육에세이들을 반복해서 찾아 읽는 것 같습니다.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한것 같습니다. 그럴려면 당사자들이 나 여기 있다 라고 말을 할수 있어야 합니다. 더 많은 발달장애, 신경다양인, 자폐, ADHD 양육 에세이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질문: 나 자신이 주변 사람들과 ‘다르다’고 여겨질 때, 그 생각과 느낌을 안고 사는 것은 어떤 경험인가요?


저는 동생과는 친하지 않고 교류도 없는 편인데 동생과 대화를 하다보면 나의 선택이나 행동이나 선택들이 특이하다는 반응을 많이 들었습니다. (요즘은 과거보다는 관계가 약간 좋아졌습니다)나는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인데 오빠는 왜 유독 이상한 것에만 관심이 있노? 라는 반응을 들으면 짜증이나고 화가 납니다. 회사에서도 저는 모든 사람들과 두세번씩은 싸운 이력이 있습니다. 욱한 성질에 들이 받은 것이 아니라 나는 이거가 불편하다는 말을 표현해야할때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방법 저방법 고민하고 고민해서 말을 하고 때론 싸우고 언성이 높아진 것인데, 나만 유독 참을성이 없고 사회를 잘 모르는 어린 사람취급을 받으면 열이 받습니다. 나도 당신들을 참아주고 있는것들이 있는데 내가 말을 다 안해서 그렇지 얼마나 많은데. 왜 자기들만 참는다 생각하는지 답답하기도 합니다. 짝지랑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보니 제가 특이한 사람이 맞다라고 하십니다. 15년넘게 함께한 옆지기가 하는 말이니 바로 수긍하면서 ‘나는 유난스럽고 특이한 사람’ 인걸 새삼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합니다.


29년의 우울증 기간동안 대학도 중퇴하고 자살생각도 수십번 하고 초중고대학 친구도 없고 개인상담과 집단상담등 다양한 심리공부를 섭렵했음에도 불구하고 삶이 늘 두렵고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아픈 몸을 살다>라는 책을 읽으면서 병이 들면 꼭 나아야 되는 것이 아니라 낫지 못해서 아픈 몸으로 살아감을 받아들일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깨닫게 됩니다. 우울증을 꼭 이겨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우울증을 가지고 살아갈수도 있겠구나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은 쉽게 괜찮아지기 어려운 병이고 평생 같이 갈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관리하며 살것인가에 촛점을 둬야 쉽게 절망하고 좌절하지 않게 됩니다. 저는 우울증 없이 지낸지 6년차인데 우울증을 극복했다고 생각진 않습니다. 우울증의 요소가 내 몸 안 어디인가에는 돌아다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때그때의 마음의 상태와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잘 헤아리고 돌봐주려고 일상적으로 노력하고 있을 뿐입니다. 우울증으로 힘든것이 100이라면 90을 목표로 애쓰며 살아가면 충분한 것입니다. 90이 되면 다시 80을 목표로. 70을 목표로 하다가 우울증의 특성상 다시 100으로 혹은 110으로 후퇴할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우울증은 원래 이렇다라는 특성을 받아들이고 다시 90을 목표로 관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내가 평범한 가정에서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면 이라는 가정을 한동안 오래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시간을 버티며 생존해온 것이 내가 앞으로 살아갈 엄청난 원동력임을 알기에 이제는 오히려 그 시간을 잘 끌어 안을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오랫동안 원망해왔던 우울증인데 그게 이렇게 삶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버티고 생존하며 오래 살고볼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내가 괜찮게 잘 지내고 있으니 당신의 우울증도 언젠가는 괜찮아질꺼야 하는 와닿지 않는 거짓 희망을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살아가는 건 원래 힘든데, 우울증을 안고 사는 것은 더 힘들죠. 우울증을 가진 그 사람들이 조금은 덜 힘들어하며 살아가길 기도하고 우울증을 가진 사람들의 다양한 에세이들을 반복해서 찾아 읽습니다. 제 우울증에 대해서만 전문가이지만, 타인의 우울증에 대해서는 저는 무지하니까요.


평범함과는 다른 많은 다양한 소수자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자기 경험을 글로 쓰고 책으로 엮고 영상으로 기록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 다름이 틀림이 되지 않는 세상을 희망합니다. 저의 공부는 미약하지만, 그런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약간의 도움은 주리라 믿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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