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아시안 식당 vs 빛 좋은 개살구 양식당
브로츠와프 Wrocław에서 오늘 겪은 맛집과 맛없집을 소개한다.
정말 예쁜 데서 예쁜 음식을 아침으로 시켰는데 진짜 맛이 없었다. 나는 딜 dill을 안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집은 커피도 맛이 없었다. 빛 좋은 개살구 집이다.
아침을 서양식으로 실패해서 점심은 동양식을 시도했다. 식당 문 여는 12시에 맞춰 갔는데 줄 서서 오픈런하는 사람들을 보니 맛집인 것 같았다.
아이스티랑 탄탄멘 시켰는데 아이스티는 안 달고 맛있고, 탄탄멘은 간이 좀 센 거 말고는 맛있었다. 라면의 삶은 정도가 아주 훌륭했다. 역시 맛집이었다.
라면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그림으로 보여주는 메뉴판도 귀엽다.
저녁엔 다시 용기를 내어 양식을 시도하러 갔다. 헤링 herring (청어) 뭐시기 스타터, 스테이크, 트러플 감자 사이드, 레드 와인 한잔을 시켰다. 근데 웨이터가 스타터를 내오면서 스테이크가 다 떨어졌단다. 그래서 다른 메뉴들을 봤는데 별로 땡기지가 않아서 사이드 감자는 그대로 주고 와인은 화이트로 바꿔 달라 했다.
서비스로 주는 전채 요리는 뭔지 알 수 없었는데 그냥 그랬다.
헤링 뭐시기 스타터는 생긴 거만 예쁘게 생겼고 맛은 별로였지만 비싼 돈 주고 시켜서 양도 적은 걸 남기기 뭐해서 다 먹었다.
설마 실패가 없는 트러플 감자까지 맛이 없을까, 했는데 진짜 트러플 감자가 맛이 없었다. 어쩐지 손님이 너무 없다 했다. 손님이 원래 별로 없어서 스테이크 고기는 처음부터 아예 없었던 게 아닌가 의심이 간다. 감자는 먹다가 도저히 다 못 먹겠어서 남기고 나왔다.
여기 또한 빚 좋은 개살구였다.
뭔가 애매하게 배가 부르고 이렇게 실망스럽게 저녁을 끝내고 싶지 않아서 어제저녁에 맛있었던 베트남 식당에 다시 갔다. 새우 산라탕이랑 춘권을 시켰다. 새우 산라탕 shrimp hot and sour soup은 간이 좀 세긴 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근데 내 취향은 아니다. 앞으로 hot and sour soup은 안 시키는 걸로. 춘권은 진짜 맛있었다. 살면서 지금껏 먹었던 춘권 중에 최고였다. 내 인생 춘권인 걸로 해 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