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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랜덤여행

스탬퍼드 (Stamford, UK)

도시 전체 일관미가 훌륭한, 노란색 석조 마을

by 성경은

따뜻한 노랑 석조 마을

2-3년 전 같은 건물 살던 지인이 스탬퍼드 Stamford가 주말에 잠시 산책 겸 다녀오기 괜찮다고 추천을 해줬었다. 그때 이후로 머리 한 구석에 항상 스탬퍼드 언제 가지 했는데 드디어 다녀왔다. 첫인상은 뭐랄까, 동네 전체가 따뜻한 노란빛이다. 이 동네 모든 건물들과 집들은 다 석회암 limestone을 써서 지은 듯하다. 과연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조 마을 중 하나로 꼽힌다더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노란 석회암 거리

스탬퍼드 다리

기차역에서 시내에 가는 길에 다리 Stamford Bridge를 건너는데, 강이라고 부르기도 뭐 한 작고 귀여운 강이 다리 밑에 있다. 그리 길지 않은 다리 끝에는 톨비를 받던 곳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강
다리 위 뷰
톨비 받던 곳

교회의 현주소

크고 웅장한 중심적 교회는 없는 대신 여기저기 골목골목 작은 교회들이 많다.

어느 교회 골목

많은 교회들이 다 여전히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건 아니고, 이를테면 교회 하나는 크리스마스 카드 및 다양한 상품들을 파는 곳으로 쓰이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상점이 된 교회

워커스 서점

도시 전체가 대부분 조지안 Georgian 양식인 와중에 굉장히 혼자 튀는 튜더 Tudor 풍인 건물이 있는데, 워커스 서점 Walkers Books이다.

워커스 서점 건물

서점 안 2층에 가면 튜더 양식 특유의 서까래, 가로보가 드러나는 노출보 천장을 볼 수 있다.

워커스 서점 2층

간판 규제

도시 전체 중심부가 시각적 일관성의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 지정이 된 곳 conservation area이라 그런지 간판 규제가 대단하다. 대충 보아서는 대체 어느 건물에 뭐가 있는 건지 알기가 쉽지 않다.

간판 규제를 잘 보여주는 케잌집

그나마 시내 중심부에서 좀 벗어나면 식당 간판들이 좀 크게 붙어 있는 식당가가 있다.

식당가

브라운 병원

브라운 병원 Browne's Hospital은 사실 병원이 아니고 자선 숙소이며, 문이 닫혀 있고 사람이 아무도 보이지 않아서 폐허인가 싶었지만 지금도 운영 중이라 한다. 아무도 없고 폐허 같고 입구가 컴컴해서 좀 무섭다.

브라운 병원

스탬퍼드 성

스탬퍼드 성 Stamford Castle을 찾아가다 보니 좁고 귀여운 산책길을 발견했다. 산책길을 따라 내려가면 스탬퍼드 성이 나와야 하는데 성은 보이지 않았다. 구글맵에는 성이 있다고 나오지만 사실 스탬퍼드 성은 사라지고 흔적만 있는 성이라 한다. 뭔가 당한 느낌이었다.

산책길

공원

스탬퍼드 목초지 Stamford Meadows라고 웰랜드 강 River Welland을 따라 좁고 긴 공원이 있다. 오리도 있고, 잔디밭도 있는 그냥 그런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공원이다. 강을 따라 있어서 그런지 낚시하는 사람들이 좀 보였다.

오리들
잔디밭
낚시하는 어린이들
강가
공원 출입구

스탬퍼드 조지 호텔

스탬퍼드 조지 호텔 The George of Stamford이라고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호텔이 있는데 여기 에프터눈티가 유명하다 한다. 나는 기차 시간이 좀 남아서 30분쯤 앉아있을 곳이 필요해서 들어가 봤는데 입구에서부터 호텔 건물까지 가는 길에 정원이 예뻐서 좋았다. 건물 안에 식당 겸 카페는 정말 사람들이 많았고 다들 에프터눈티를 즐기고 있었다. 나는 로열 블렌드 디카프 Royal Blend Decaffeinated만 시켜서 마셨는데 차가 맛있는 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잠시 시간 때우기 아주 적절한 곳이었다.

호텔 입구
호텔 정원

총평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더 예쁘고 멋지고 아름답고 좋았을 소도시다. 당일치기로 반나절 정도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괜찮았다. 도시 전체의 일관된 조지안 건축 스타일, 그림같이 따뜻한 노란빛을 띠는 라임스톤 집들의 연속을 보는 것 자체가 좋은 관광이었다만, 그 이외 대단한 관광지는 시내에 없다. 도시 경관의 일관미가 너무 우수해서 좀 단조롭고 심심한 느낌도 있다. 몇 백 년 전의 도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길들이 좁은 편이다. 전반적으로 신호등이 별로 없는데 차들이 시내에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쌩쌩 달려서 좀 조심해야 한다. 한 번 가봤으니 어떤 곳인지 알겠고 두 번은 굳이 안 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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