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rder She Didn't Write

관객 참여형 즉흥 추리 코미디

by 성경은

금요일 저녁 일이 다 끝나갈 때 즈음 2023년에 시작했지만 본의 아니게 길어진 (출판사가 좀 비효율적이고 느렸음) 편집책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났다는 것을 깨달았다. 책 이름은 '업싸이클링 연구: 제품, 패션, 이론에 대한 글로벌 관점' Upcycling Research: Global Perspectives on Product, Fashion and Theory이다. 무료 온라인 책이니까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마음껏 읽으시고 주변에도 홍보해 주시기 바란다. 여기 책 링크: https://www.bloomsbury.com/uk/upcycling-research-9781350496316/


아무튼 그래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알고 여기저기 올려놓고 홍보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다가 공연 시간에 살짝 늦어 버렸다. 8분 정도 늦은 것 같았는데 이미 내용 전개가 좀 많이 되어 버려서 처음에 이게 무슨 내용인가 파악하느라 좀 어려웠다만, 다행히 늦게 들어온 관객들을 알아챈 배우들이 중간에 한 번 즉흥적 설명 아닌 설명을 해줬다.


그녀가 쓰지 않은 살인 murder she didn't write이라고 관객 참여형 즉흥 추리 코미디 쇼였는데, 역할들 중에 누가 죽는지, 누가 범인인지, 등등을 관객들이 정할 수 있는 신기한 개념의 쇼다. 매번 쇼를 할 때마다 죽는 사람도, 범인도 바뀌기 때문에 매일 쇼가 다르다고 한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Edinburgh Festival Fringe(영국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세계에서도 최대 규모인 공연 예술 축제)에서 인기가 많아서 전국 투어를 하고 있는 듯싶다.

Curve 광고

무대는 단순하고 변화가 없지만 대신에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다양한 공간들 표현이 가능했다. 배우들 연기가 진짜 훌륭해서 즉흥 연기라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론 항상 즉흥 연기를 하니까 여러가지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리허설과 공연을 수없이 많이 해왔을 것 같긴 하다.

무대

약간의 정치 풍자와 영국에서 유명한 심리 서바이벌 리얼리티쇼 배신자 The Traitor의 패러디가 섞여 있고, 전반적으로 추리보다는 코미디 비중이 더 높은 쇼였다. 다들 아주 강한, 과장된 스코티시 Scottish 악센트를 쓰는 것을 코미디 요소로 쓴 거 같은데 나는 웃겼는데 스코티시 사람들이 보면 좀 기분이 나쁠 것도 같다.


아무튼 요는 처음 보는 형식의 쇼였고, 막 그렇게 유머 코드가 100% 맞는다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웃기고 재밌었고, 내가 고른 범인이 범인이 되어서 왠지 더 재밌었다. 매 쇼가 다를 테니까 1년 뒤에 또 한다면 또 보러 갈 의향이 있다. 여러분들도 기회가 되시면 한 번 봐보시길 바란다. 영국식 유머, 영국식 코미디란 어떤 것인가 느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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