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숨은 기회를 찾는 9가지 통찰
샘 리처드 Sam Richards라고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자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석좌교수가 쓴 책이다. 작가는 자신을 교수라기보다는 늘 '배우는 사람'으로 여겨 강의 중 틈틈이 전 세계 50개국 이상을 여행하고 그중 4년은 미국 밖에서 생활하며 다양한 만남과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삶의 방식을 배워왔다고 한다. 특히 전 세계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은 통찰 안에서 누구나 각자의 삶 속에 인생의 가장 완벽한 순간인 '스위트 스팟' sweet spot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스윗 스팟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다. 아래 책 본문 일부과 개인적 생각을 좀 적어본다.
"조금 더 나답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호기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그것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용기입니다. 떠밀리듯 살아가는 것을 멈출 용기,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의 조언을 무시할 용기, 나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용기 같은 것들 말이지요."
30대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이래라저래라, 이러는 게 좋지 않겠냐, 하면 말로는 "싫은데", "아닌 거 같은데" 하면서도 귀는 팔랑팔랑하며 되게 신경이 쓰였던 거 같다. 40이 넘으니까 말은 "네네" 하면서도 마음은 '아, 뭐래. 너나 잘 사세요' 싶다. 젊은이들이여, 꼰대들이 뭐라 하면 "네네" 하고 본인 하고 싶은 대로 사세요.
"날마다 여러 가지 문이 열리고 닫히는 상황에서 내면의 평온을 찾는 것이 바로 스위트 스팟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기회는 오고 가며, 그 순간 어떤 기회가 나에게 가장 좋은지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 불확실함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달콤한 즐거움을 찾아보세요."
언젠가는 모든 기회를 다 잡아보려고 아등바등 노력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점점 없어지니까 진짜 꼭 하고 싶은 일들과 꼭 해야 하는 일들 위주로 최고의 효율을 내서 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특히나 요새 아주 다행이고 감사하게도 딱히 큰 불만은 없어서, 좋은 기회 1과 함께 오는 신경쓰임 1, 스트레스 1, 피로함 1보다 기회 0과 마음의 평화, 스트레스 0, 피로함 0이 훨씬 더 좋다. 지금껏 살면서 결과적으로 뭐가 나에게 가장 좋을지 알았던 적은 없었고, 앞으로도 모를 테니, 살던 대로 계속 살 계획이다.
"저는 학생들에게 자주 이렇게 말합니다. "저는 제 휴대폰보다 똑똑하지 않아요. 제가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으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또는 학생들에게 "직접 찾아보세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나도 앞으로 이렇게 자주 말해야겠다.
"예를 들어 모두가 그렇지는 않지만 집안 형편이 넉넉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자신이 경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윳돈이 생겼을 때 그것을 모아서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기보다, 그동안의 결핍을 채우기라도 하려는 듯 써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우리 집이 내가 자랄 때 그렇게 가난했던 거 같지 않고, 오히려 풍족하게 자란 거 같은데, (세금 많이 떼고 물가 비싼) 영국에서 살면서 30대부터 마음이 아주 가난해진 거 같다. 그래서 여윳돈이 생기면 자꾸 여행도 가고 싶고, 공연도 보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싶고, 이것저것 사고 싶다. 내년부터 진짜 진짜 아껴서 잘 살아야지.
"저는 현대 사회가 지나치게 조직화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는 우리가 평생 학교에 다니도록 만들고, 18세나 19세쯤 되면 '이제 네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해'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그것이 가능한 일일까요? 솔직히 말해, 저도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릅니다. 정말로 교수가 되고 싶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진정으로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가.""
작가와 정말 동감한다. 10대 후반에 평생 뭐 하고 살고 싶은가, 같은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은 좀 가혹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솔직히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뭘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건 뭘까, 여전히 탐색과 탐구 중이고, 가끔 새로운 발견을 하곤 한다 (이를테면 도자기는 취미로 하면 재밌지만 6개월 하니까 지겹다, 라든가). 나 또한 '내가 반드시 교수가 될 테다'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막상 되니 나쁘지 않아서 나름 만족하고 사는 중이다. '진정한 나만의 길'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항상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굳이 웃고 싶지 않을 때 남들 눈치를 보거나 배려하며 억지로 웃지 않는다.
"저는 자신의 목표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반드시 좋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지 다른 사람의 눈에 실패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서 자기 내면의 소리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나도 이 생각에 대찬성이다. 무슨 이유로든 남들한테 얘기를 하면 괜히 참견이나 하고, 잔소리, 혹은 되도 않는 조언이나 해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만들 뿐이다. 가장 가까운 가족들에게도 굳이 얘기하지 않은지 몇 년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하면 되고, 하려고 마음먹었지만 중간에 마음이 바뀌면 또 안 하면 된다. 내 인생에 남이 감 놔라 배 놔라 할 상황을 아예 안 만드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 때, 저는 거울을 보며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나는 정말 이 일을 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사람일까?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했을까? 최선을 다했을까? 내가 경쟁하는 누군가는 나보다 훨씬 재능이 뛰어난 사람일지도 몰라." 이 질문들은 제 노력을 다시 돌아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단지 제가 특별하거나 열심히 일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믿는 것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열심히 일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있는 최고의 일자리와 보상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요. 결국 저는 평균 이상의 노력을 기울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대학교에 있으면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OECD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 중 겨우 1% 정도가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고, 박사 학위자들 안에서도 대학교에 남을 수 있는 사람은 10명에 한 명 꼴이다. 본인이 진짜 탁월하지 않은 이상, 아등바등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의 150%를 한다고 나보다 3.5배 똑똑한 사람보다 뭘 더 잘 할리 없다, 고 생각하게 되는 시점이 언젠가 오는 것 같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는 150%를 쏟고 싶은 열정도, 쏟을 수 있는 체력도 없다. 그래서 매사 대략 60-70% 정도의 최선을 다하면서 얇고 길게 가야지, 정도의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