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따라 행동하다 손해 보는 당신을 위한 심리 수업
2025년에 업무 관련 이외 취미 독서로 25권의 책을 읽었다. 2026년에는 26권 이상 읽을 계획이다. 새해 첫 책은 얼마 전 친구랑 영풍문고에 갔다가 베스트셀러 중에 산 이 책이었다. 베스트셀러인 책들 중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끔 하자는 컨셉의 책들이 여러 권 있었다. 요새 심리, 처세, 자기 계발 쪽 트렌드가 이건 거 같다. 레몬심리라고 중국의 대표적인 심리 상담 플랫폼에서 낸 책이고, 30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 한다. 아래 본문 일부와 내 생각을 조금 적어 둔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의 기분을 살피고 감정을 나누는 일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의 기분을 알아야 할까? 다른 사람은 당신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갈 권리가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칠 권리가 있다."
속마음이 뭔지 좀처럼 잘 보여주지 않는 영국인들과 일하는 영국 이주 노동자로서 여기 전적으로 동의한다. 직장 나가서 서로 웃는 얼굴로 같이 으쌰으쌰 일만 열심히 하면 스트레스받을 일이 없다.
"자신의 기분을 통제하는 데 능숙한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 좋은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그게 진짜 어른의 태도가 아닐까."
가까이 같이 일하는 영국인 매니저들(학장이랄지 부학장이랄지)을 보고 있으면 존경스러움이 생길 때가 있다. 정말 이상한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내가 속으로 '쟤는 지금 이 상황에서 눈치 없이 대체 왜 저래?'라고 생각할 때, 매니저들이 얼굴에 짜증이 0.00001도 없이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대답해 주는 것을 보면 좀 대단하다 생각한다. 나도 저 위치에 갈 때까지 좀 더 여유롭고 친절하고 상냥하고 관대하게 인성을 갈고닦아야 할 것 같다. 인성이 안된다면 얼굴 연기라도 잘해야겠다.
"에너지 도둑이 나도 같은 불평을 해주기를, 자신의 의견에 동조해 주기를 기대할 때 과감하게 무시하라. 나 때문에 대화의 흐름이 살짝 어그러져도 괜찮다. 습관적으로 남 욕하기, 문제 있으면 남 탓하기 등 안 좋은 이야기들이 그득한 대화의 장에서 나를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
누가 꼭 그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누군가가 힘들다고 하면 아, 맞다, 그렇지, 나도 그랬다, 나도 그렇다, 식으로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 미덕인 것 같은 사회적 인식이 있는 것 같다. 나도 내가 전혀 모르는 미지의 스트레스 세계가 아닌 이상, 보통 얼추 비슷한 경험들을 끄집어내며 '너는 혼자가 아니다, 네가 이상한 게 아니다'라는 식으로 위로를 하려고 해 왔던 것 같다. 그런데 모두가 이러지 않는 것도 방법인 거 같다. 앞으로는 내가 진짜로 100% 공감하지 않는 불평불만에 대해서는 '그래? 그렇구나' 정도의 반응만 해야겠다.
"요즘 나는 실망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다. 기대감이 생기면 겁을 내기보다는 충분히 기대하려고 한다. 기대를 걸어 잠그는 버릇 덕분에 실망을 덜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덜 행복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감정을 막는 것에 쓰는 에너지는 결코 적지 않았다. 실망하는 삶이 두렵지만 기대 없는 삶도 두렵다. 기대가 보내는 행복 신호를 소중히 여기는 삶도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자."
나도 나이가 들수록, 살면서 실망하게 되는 일들이 워낙 많았어서, 모든 것들에, 모두에게 기대하지 않는 연습을 오랫동안 해왔고 그게 습관처럼 된 것 같다. 매사에 되면 좋고, 안 돼도 괜찮고, 같은 자세였다. 새해에는 실망하지 않으려고 기대하지 않는 습관을 버려보는 연습을 해봐야겠다.
"기쁨도 슬픔도 생각보다 오래가지 않는다. [...] 행복지수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았고, 병에 걸린 사람은 생각만큼 불행하지 않았다. 대부분이 예상하는 행복의 기준과 행복지수가 다른 이유는 '적응성 편견' 때문이다. 적응성 편견이란 자신의 적응력이나 대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반면, 어떤 일이 인생에 미칠 [안 좋은] 영향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맞다. 기쁨도 슬픔도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당장, 오늘 바로, 이번 주에, 이번 달에 기쁘고 즐겁고 재미난 시간을 보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생각한다.
"내 마음이 지옥일 때는 세상 누구에게라도 악의를 느끼듯이, 내 마음이 편안해지면 남의 마음을 섣부르게 짐작하는 태도는 사라질 것이다. 시인 소동파는 "내 눈으로 세상을 보면 나쁜 사람이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마음의 상태다. 자신의 마음이 긍정적으로 변하면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도 자연스럽게 긍정의 에너지로 가득 찰 것이다."
나도 세상에 나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마음과 눈이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살았다가는 세상에 나쁜 놈들이 내가 호구라 생각하고 사기라도 칠 것 같아 무섭다. 아, 나는 역시 안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