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 광장, 성당, 시청탑, 시장, 미술관들
크라쿠프 Krakow에 간 것은 3월 14일 토요일이었다.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시내 그제고르즈키 Kraków Grzegórzki 역 (중앙역 다음 역)에 내렸다. 역에 내려서 플랫폼에 너무 아무것도 없어서 좀 놀랐다.
아무것도 없는 플랫폼에서 계단을 내려가면 그냥 바로 길이다.
호텔에 짐을 풀고 구시가지로 향했다. 구시가지를 원형으로 둘러싸고 공원 Planty Park이 있다. 특별한 공원은 아니었다.
공원을 지나 작은 시장 광장 Little Market Square
Mały Rynek이 있다. 파스텔톤 건물이 아주 예뻤다.
폴란드에서는 다들 베이킹을 많이 하는지 전통 폴란드 밀대만 파는 가게 Original Polish Rolling Pins도 보였다. 집에서 수제 쿠키를 만드는 사람이었다면 여러 개 샀을 정도로 종류도 많고 품질도 좋았다.
작은 시장 광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중앙 광장 Rynek Główny 이 있다. 유럽에서 가장 크고 잘 보존된 중세 도시 광장 중 하나라 한다. 광장 입구에 아담 미츠키에비치 동상 Adam Mickiewicz Monument
Pomnik Adama Mickiewicza (폴란드를 대표하는 국민 시인)이 있다. 여기가 이 동네 사람들의 미팅 포인트란다.
광장을 주욱 둘러보니 성당이 제일 눈에 띄어서 관광은 성당부터 하기로 했다.
여기 성모 마리아 대성당 St. Mary's Basilica
Bazylika Mariacka은 폴란드를 대표하는 고딕 양식 성당이라 한다. 비대칭 쌍둥이 탑이 특징이다.
성당 안에 들어가니까 이렇게 밝고 알록달록할 수가 없다. 내가 지금껏 가본 성당들 중에 빛이 제일 많이 들어오고 화사한 성당이다.
성당 안에 비트 슈토스 제단 Veit Stoss Altarpiece이 유명하다. 유럽 최대 규모의 목조 제단 중 하나이고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묘사한 정교한 조각이다.
성당 다음에 시청 탑 Town Hall Tower Wieża Ratuszowa에 갔다. 옛날 시청 건물의 탑만 남아있는 유적지다.
안에 들어가면 내부 계단이 엄청 좁고 가파르다. 아마 지금껏 경험한 계단들 중에 가장 가파른 계단이 아니었나 싶다.
탑을 오르다 창을 통해 광장을 보니 멋지다.
중간중간에 옛 시청 건물의 일부도 좀 볼 수 있었다.
옛날의 창들과 스테인드 글라스가 운치 있다.
탑 꼭대기 층에 올라가니 나름 괜찮은 뷰도 있었다.
시청탑 옆에는 붕대로 감싼 에로스 - 사랑의 신 Eros Bendato 동상이 있는데, 동상 안이 비어 있어서 아이들이 안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광장 중간에 있는 건물에는 시장 Sukiennice이 있다.
시장 안에 들어가면 긴 복도식 시장 양 옆으로 기념품 가게들이 있다.
폴란드의 국석이 호박 amber이어서 호박으로 만든 액세서리들을 많이 판다.
시장 건물 안에는 MNK Sukiennice라는 미술관도 있다. MNK는 Muzeum Narodowe w Krakowie(크라쿠프 국립박물관), Sukiennice는 직물회관/포목회관이니까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직물회관 분관 미술관 정도가 아닌가 싶다. 19세기 폴란드 미술 갤러리다. 시장 건물의 중앙 안쪽 말고 바깥쪽 복도 길을 걷다 보면 입구가 있다.
갤러리 자체는 규모가 아주 작다. 갤러리 공간이 딱 두 개다. 너무 뭐가 별로 없어서 '이게 다인가요?'라는 질문을 직원분에게 할 정도였다. 미술관 안에 있는 루프탑 카페가 뷰가 좀 좋긴 한데 (https://brunch.co.kr/@8df7531fef574a5/265) 루프탑 카페에 관심이 없으면 굳이 안 가도 되는 미술관이라 생각한다.
핑크색 갤러리에는 조각들도 좀 있고, 서민들 그림 같은 민속화스러운 것들도 있고, 귀족들 초상화들도 있다.
회색 갤러리에는 좀 더 농민들 그림이랄지, 풍경화, 상상의 나래를 펴고 그린 그림들이 있다.
미술관 샵에서 굿즈들을 보다 보니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 굿즈가 있었다. 점원분한테 '이 그림이 여기 있었나요?' 하고 물으니까 그 그림은 차르토리스키 박물관 Czartoryski Museum에 있다고 했다. 그래서 즉흥적으로 차르토리스키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다.
미술관 밖에 나가니 광장에 마차들이 가득하다. 특별한 관광 욕심이 없이 그냥 여유롭게 시내 길거리 구경을 할 때 좋을 거 같다.
차르토리스키 박물관에 가는 길에 무심하게 건물 둘을 잇는 다리가 멋지다.
차르토리스키 박물관 Czartoryski Museum은 차르토리스키라는 공작 가문의 박물관이다. 차르토리스키 공작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담비를 안은 여인 Lady with an Ermine을 이탈리아에서 사 와서 이 박물관은 그 작품 하나만 유명하다 한다.
가족들처럼 보이는 닮은 사람들 초상화도 있고, 번쩍거리는 장식들, 화려한 체스판, 옛날옛적의 기계식 보석함, 쇼팽의 피아노도 있다. 쇼팽이 폴란드 사람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갑분 다양한 석상들이 있는 전시관도 있었는데 앞뒤로 납작한 조각상을 뚜껑 장식으로 올린 석관들이 인상 깊었다.
사이렌 느낌의 바다에 있는 아름다운 여성들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한참을 헤매면서 이런저런 다른 전시들을 다 보고 나서 마지막으로 드디어 담비를 안은 여인을 볼 수 있었다. 담비를 안은 여인의 그림만 있는 전시관이 따로 있다.
카메라가 후져서 사진을 아무리 찍어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안타까웠다.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직접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를 봤다는 데 의의가 있었던 것 같다. 루브르의 모나리자보다 제대로 자세히 잘 봤다.
샵에 가니까 담비를 안은 여인 굿즈가 한가득이다. 뭔가 사고 싶었지만 쓸 데는 없을 것 같아서 물욕을 참았다.
(다음 회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