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디프 시내
카디프 성 출입구에는 웨일스 Wales의 축구 영웅 가레스 베일 Gareth Bale의 업적을 기리는 멋진 용문양 비석이 있다. 살아 있는 사람, 그것도 젊은이에게 이런 걸 해주다니 웨일스와 카디프의 축구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준다.
보초병들이 경계 근무를 섰을 것 같은 출입구 성곽 벽 쪽에 올라가 보니 그 복도는 그냥 휑하다.
보초병의 시각으로 성곽 안쪽을 바라보면 중심탑이 잘 보인다. 아마도 여기서 보초병들이 손을 흔든다거나 횃불을 흔들면서 중심탑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했던 것이아니었을까 싶다. "여긴 글렀어, 칭규들! 거기서 끝까지 잘 살아남으쇼!" 같은 슬픈 끝인사가 흔히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뭔가 슬픈 뷰다.
성 밖에서 보면 이런 느낌이다. 왼쪽에 시계탑은 여름에만 여는 곳이라 해서 못 봤다. 혹시 카디프 관광 가실 분들은 기왕이면 7월 이후 여름에 가시길 바란다.
시계탑 옆으로는 동물벽 Animal Wall이 있는데 원래 설계 제작된 1880년대에는 시계탑 앞에 있었다고 한다. 1920년대에 도로 확장 때문에 지금 위치로 옮겨졌고, 추가 동물들도 제작하여 동물벽도 확장되었다 한다. 동물들은 사자, 하이에나, 바다사자, 원숭이, 늑대, 곰 등 아주 다양하다.
동물 조각들 눈이 유리 눈이라서 똥그랗고 귀엽다. 이런 동물 조각들이 있는 벽은 영국에서 흔하지가 않기 때문에 카디프에서 유명한 관광지이자 포토존 중의 하나로 보인다.
성에서 가까운 시내에는 캐슬 쿼터 아케이드 Castle Quarter Arcades라고 빅토리아와 에드워드 시대의 역사적인 쇼핑 아케이드가 잘 보존되어 있다. 영국에 있는 대부분의 아케이드들이 그렇듯이 낭만이 넘친다.
아케이드 안에는 아기자기 예쁜 찻집 등이 있다.
밥 먹으러 가는데 너무 예뻐 보이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집(Amorino)이 있어서 들어갔다.
아이스크림을 사고 보니 실제는 마케팅 사진과 거리가 아주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너무 빨리 녹아서 먹다가 중간에 버려야 했다. 뭔가 당한 느낌이다.
로컬 스테이크집에 먼저 갔는데 자리가 없다 그래서 근처 포 Pho에 갔다. 영국에서 어딜 가든 안전하고 만만한 곳은 포다. 공심채 morning glory 볶음이랑 매운 왕새우 쌀국수를 먹었다.
밥 먹고 호텔 돌아가려니까 길에 사람들이 엄청 북적거린다. 축구 경기가 끝나서 아마도 축구팬들이 다들 밥 먹고 술 마시려고 길거리에 다 나온 거 같다.
시내에 있는 동상을 보니 영국의 의료 시스템 NHS(National Health System)의 창립자 애뉴린 베번 Aneurin Bevan이 웨일스의 노동당 출신 사람이었다. 그렇지, 지방에 사는 좌파 출신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부터 보건부 장관이었으니까 전 국민에게 무료인 의료 서비스를 하자는 말이 통했던 거였다.
발바닥이 아파서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도 즐거운 카디프 관광은 이어진다.
(다음 편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