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st of Hans Zimmer
촛불 속에서 듣는 한스 짐머 명곡들 Candlelight: The Best of Hans Zimmer을 보고 왔다. 원래 음악 공연은 거의 안 가는 편인데 '촛불 속' 공연이라는데 조금 혹했다. 공연장이 길드(중세 영국 상인 조합) 홀 박물관 The Guildhall Museum인 것도 좀 신선했다.
공연장 안에 들어가니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 너무 로맨틱한 세팅이라 커플들이 많으려나 싶었는데 그렇진 않았다. 그냥 한스 짐머 음악을 좋아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현악 4중주 String quartet였고 제2바이올린이 동아시아 남자여서 반가웠다. 최고의 연주자들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훌륭하고 아름다운 연주였다. 완벽하지 않은 연주라 인간미가 느껴져 오히려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다.
프로그램은:
"Time" from Inception
"This Land" from The Lion King
"Zooster’s Breakout" from Madagascar
"Supermarine" from Dunkirk
"Honor" from The Pacific
"A Dark Knight" from The Dark Knight
Wonder Woman Suite
Gladiator Suite
"Cornfield Chase" from Interstellar
Dune Suite
"Discombobulate" from Sherlock Holmes
Pirates of the Caribbean Suite
아는 음악이 많이 나왔고, 공연은 단 60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앞에서 세 번째 자리에 앉아서 연주자들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생생한 라이브 현장에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졸렸다. 역시 음악 공연은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나는 그 정도까지의 문화인은 아니라는 것을 담담하게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철저하게 단순하고 말초적 재미를 추구하는 공연들 위주로 가야 하지 않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