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크라이나다운 도시를 한눈에 바라보다
오늘은 리비우 구 시가지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리비우 시청과 전망대를 소개하려 한다. 리비우의 구 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다. 경치 또한 뛰어나니,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리비우 시청의 입구로 들어가면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다. 이곳은 관광지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리비우 시의 공무원들이 일하는 곳이다. 방문 당시에는 관광객보다 시청 민원인이나 공무원들이 더 많아 남의 나라 시청에서 공무원들을 보는 흔치 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멀리서 본 시청의 모습은 이렇다. 가장 높은 시계탑이 오늘 가볼 전망대다. 타워의 높이는 약 65미터라고 한다. 이제 시청 안으로 들어왔으니 탑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야 한다.
중간에는 우크라이나의 역사적인 인물의 흉상이 있다. 지금 보이는 흉상은 13세기의 키예프 대공인 다닐로 갈리치(다닐로 로마노비치)다. 그는 몽골과의 전쟁을 치른 군주로 유명하다. 처음에는 성공적으로 막아냈으나 결국에는 몽골군에 패배하게 되었다. 동유럽에 있어 몽골의 침략은 큰 트라우마였다. 러시아 속담 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타타르(몽골) 보다 나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리비우에서 각 도시 간의 거리를 보여주는 표지판이 있다. 혹시나 서울이 있을까 찾아봤지만 없었다.
리비우 전망대 입구다. 이 문 뒤로 매표소가 있는데 입장료는 인당 40 흐리브냐(한화 약 2000원)이다. 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매표소 뒤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계단이 대략 400여 개 있다. 한참 올라가니 리비우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시청 시계탑은 15분마다 한 번씩 울린다. 바로 전망대 옆 시계탑 옆에서 소리가 크게 울리니 깜짝 놀랄 수 있다. 시계탑 위로 펄럭이는 우크라이나 국기는 파랑과 노랑이 반반씩 나뉜 두 색이다. 파란색은 하늘, 노란색은 비옥한 옥토를 상징한다.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땅으로 유명해 농업 생산량이 높고 그래서 그런지 식당에서 먹는 빵이나 곡물로 만든 음식이 맛있게 느껴졌다.
내려오면서 시청 시계탑의 구조를 볼 수 있다. 작동 톱니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원리를 설명해 준다.
시청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상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아름다움을 더한다.
나는 그렇게 리비우의 경치와 시청건물을 만끽하며 내려왔다. 리비우에 가게 되면 이곳만큼은 꼭 올라가 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크라이나의 시청 위에 올라온 모습은 아름답다. 지금은 이 풍경이 전쟁으로 얼마나 바뀌었을까? 다시 이 광경을 누구든 볼 수 있을까? 우크라이나 여행기를 쓰면서 항상 이 생각은 떨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