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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박물관 :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

헤드폰 끼고 턴테이블 돌려봤습니다. 여기가 음악 성지

by 타이준

현대카드는 원래 코스트코에서만 사용하는 카드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걸로 다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을 들어도 그동안은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죠.


하지만 최근 서울 나들이가 잦아지면서,

마침내 그 '다른 사용처' 중 하나인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 다녀오게 됐습니다.


음악이 흐르는 2층, 뮤직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는 용산구 이태원로에 위치해 있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바로 잔잔하게 깔린 음악이 반겨줍니다.

고요하다기보다는 음악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공간입니다.

입장은 현대카드 회원 본인 + 동반 2인까지 가능하고,

가방은 1층에 보관한 후 2층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2층에 오르면 마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의 서재’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벽면을 가득 메운 1만 장 이상의 LP 레코드와 음악 서적들.

그중에는 희귀 음반들도 제법 있고,

비틀즈나 퀸, 뮤즈 같은 전설적인 밴드들의 음반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처음 만난 턴테이블, 낯설지만 흥미로운


LP는 한 번에 3장까지 선택할 수 있고,

감상 시간은 30분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저는 비틀즈와 뮤즈의 앨범을 골라 LP 존으로 들어갔습니다.

참고로, 턴테이블 사용이 처음이신 분들은 꼭 직원에게 사용법 안내를 받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도 처음 접해보는 기기였기에, 직원분이 천천히 설명해주신 후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시작했습니다.

바늘을 조심스레 올리고, 소리가 스르륵 흘러나올 때

살짝 긴장되기도 하고, 동시에 묘하게 뿌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익숙하진 않았지만, 음악을 직접 ‘틀어 듣는’ 경험은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습니다.


음악과 머무는 공간


LP 감상 시간 외에는 라이브러리 내부에 오래 머물러도 무방합니다.


원하는 책을 골라 볼 수도 있고, 그저 음악이 흐르는 공간에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를 많이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 그저 귀와 마음을 쉬게 해주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리하며

기대 없이 방문한 공간에서, 생각보다 많은 여운을 안고 나왔습니다.


의외의 혜택을 제대로 누린 하루였고, 무엇보다 음악을 좋아한다면 꼭 한번은 경험해볼 가치가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비틀즈, 뮤즈, 그리고 처음 만난 턴테이블.


그날의 조용한 LP 체험은 아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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