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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도시,라트비아 리가를 떠올리며

정말 큰 좌절을 겪었을 때, 혼자 조용히 다녀오기 좋은 도시가 아닐까?

by 타이준

갑자기 무더위를 씻어주는 비가 왔습니다. 오후에 내리는 비를 보며 여행 사진들을 정리하다, 문득 예전에 다녀왔던 라트비아 리가의 어느 겨울날의 사진들이 눈에 띱니다.


여러분은 발트 3국에 가보신 적 있으신가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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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저는 팬데믹 이전 겨울,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그 도시는 지금도 제게 쉽게 정의할 수 없는 감정을 남겼습니다.


예를 들어 뉴욕은 ‘야망’, 라스베가스는 ‘욕망’, 파리는 ‘로맨스’, 모스크바는 ‘위엄’이 떠오르는데, 리가를 떠올리면 조금 정의내리기 복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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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침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너무도 조용하고 풍경은 아름다운데, 묘한 위화감이 흐르는 도시. 마치 말은 없지만 깊은 사연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졌죠.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리가는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침략과 전쟁, 점령을 겪은 도시입니다. 그래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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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걷다 보면 과거의 잔향 같은 것이 공기 중에 남아 있는 것만 같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정말 큰 좌절을 겪었을 때, 혼자 조용히 다녀오기 좋은 도시가 있다면, 그것은 리가 일 거 같다.


조만간, 그때의 리가, 그리고 에스토니아의 탈린, 리투아니아의 빌뉴스까지 발트 3국의 조용하지만 깊은 기억들을 정리해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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