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았던 에스토니아 탈린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른곳으로 떠날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금이다.' 라는 격언을 평소에는 체감하지 못하지만 여행에서는 유독 그 말이 와닿는다. 항상 여행을 하고 떠날때 마다 더 있었으면 다른곳도 더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 끝은 모르지만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하나하나를 되새기고 앞으로의 일들을 생각하며 사는 방법밖에는 없다.
밤사이 눈이 쌓인 탈린의 풍경을 뒤로하고
정들었던 탈린의 풍경을 보며 길을 나섰다. 그 전날만 해도 눈이 점점녹고 있었는데 밤사이에 눈이 내려서 다시 눈이 쌓여있었다. 탈린의 눈 쌓인 풍경도 멋지다. 눈 쌓인 탈린의 거리를 헤치며 아침일찍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탈린 시내에서 탈린터미널까지는 버스타고 대략 30분거리다. 저번에 소개한 탈린 국립묘지와 거리상으로는 비슷하다.
다른건 몰라도 교통편 시간은 꼭 지켜야 한다!
그렇게 별 탈없이 탈린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다른 여행일정은 몰라도 항공기, 버스, 기차는 놓치면 일정 전체가 꼬일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꼭 지켜서 가야한다. 나는 Google 지도를 미리 찾아보고 가능하면 탑승하기 전에 터미널이나 공항에 시간을 내서 먼저 방문을 해보곤 한다. 사실 저번에 시내 구경을 하고 잠깐 시간을 내 터미널에 와봤는데 그 덕분인지 길을 해메지 않고 바로 도착했다.
내 기분을 들뜨게 한 오렌지색의 터미널
인터넷 사이트에서 발급받은 QR코드가 찍힌 E-티켓으로 탑승가능하다. 하지만 나는 실물 티켓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 나중에 기념품 처럼 보관하고 한번씩 꺼내보면 그때의 추억을 더 쉽게 떠올릴수 있어서다. 나는 무인카운터에 가서 예약번호를 입력했다. 그러면 종이로 된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 프로모션기간에 표를 예약해서 단돈 9유로에 버스를 예약 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버스 터미널 안을 천천히 둘러 보았다.
탈린 버스터미널 안은 온통 오렌지색이다. 특이한 분위기의 터미널이 나의 기분을 들뜨게 했다.
터미널 매점에서 샌드위치하나와 콜라를 사서 마셨다. 딴데서 못본 특이한 콜라가 내 눈에 들어왔다. 시나몬맛 콜라였는데 향이 특이했다. 맛은 그냥 제로 코카콜라와 비슷했다. 그렇게 샌드위치와 음료수를 마시며 버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정말 편안했던 장거리 버스
샌드위치를 먹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버스가 도착해있었다. 버스기사에게 버스표를 보여주니 수하물 태그를 받았다. 그 태그를 내 짐에 붙이고 짐이 들어가는걸 확인하고 버스를 탔다.
버스의 내부는 아주 깔끔했다. 잡지부터 위생용 봉투까지 거의 항공기 좌석 수준으로 완비되어 있다. 잠시 후 버스가 출발하였다. 녹화된 화면이나 음성이 아닌 버스기사가 직접 에스토니아어, 영어, 러시아어, 라트비아어 무려 4개국어를 라이브로 안내방송을 했다.
버스 가운데 화장실 내려가는 맞은편에 커피, 차, 음료 등을 뽑아먹을수 있는 자판기가 있다. 승객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수 있다. 그래서 버스를 타는 도중 나는 자판기 앞으로 가서 종류별로 음료수를 마셨다.
좌석 앞에 놓여진 스크린으로 인터넷이나 영화등을 볼수도 있다.
인터넷 브라우저에 접속하니 한국 인터넷 사이트로 접속해서 뉴스를 보았다. 인터넷은 속도도 빨랐고 끊김없이 안정적으로 쓸수 있었다. 예전 우크라이나 버스에서 사용한 인터넷에 비하면 아주 쾌적하다.
라트비아 리가에 도착!
그렇게 대략 4시간 30분을 달려서 라트비아 리가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리가 터미널 근처에 있는 곳으로 잡아서 충분히 걸어갈수 있었다.
리가는 발트 3국중 하나인 라트비아의 수도이다. 리가는 항구도시로 러시아에서 시작해 벨라루스를 지나 발트해로 흐르는 다우가바강의 하구에 위치하고 있다. 이 물길을 따라 과거 중세시대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기독교 그리고 각종 무역물자들이 전파되기도 했다. 리가의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만큼 도시 전체가 역사가 하나하나 깃든 도시다.
아침부터 일찍 길을 나서서 그런지 매우 피곤했다 그렇게 호텔에 짐을 풀고 다음 여행을 떠나기 위한 휴식을 잠시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