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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준 Feb 14. 2023

아르메니아 예레반으로 떠나다

캅카스 3국 여행의 시작 아르메니아

러시아의 짧은 겨울방학과 긴 여름방학 : 러시아 학생다운 여름방학을 보내자


러시아의 방학은 여름 방학이 길고 겨울 방학이 짧다. 러시아 학교의 여름방학은 빠르면 5월 말이나 6월부터 9월 초까지 그리고 겨울 방학은 보통 1월이나 2월에 1~2주 정도이다.


러시아 학교에서 여름방학이 길고 겨울방학이 짧은 이유를 알아보면 대략 구 소련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소련 시절 여름에는 일가족들이 교외에 위치한 시골집 다차로 떠난다. 즉 시골집으로 가족이 떠난다는 것은 학교 또한 쉰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소비에트 연방은 공업과 농업을 장려했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학생들은 협동농장에서 추수를 위한 일손을 돕거나 소비에트 정부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여름 방학이 아주 길었다.


반대로 겨울에는 새해와 정교회 크리스마스를 축하하기 위한 짧은 휴가밖에 없었다. 겨울은 주로 직장인들은 계획을 세우고 한해를 준비하는 시기이며 학생들은 집중적으로 시험공부를 하는 기간이다. 그 때문에 소비에트 시절의 겨울 방학은 짧았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에서 여러 변화가 있었지만 여름에 긴 휴가를 가지고 겨울에 짧게 쉰다는 전통은 아직도 남아있다. 지금도 러시아의 많은 가족들이 이 시기에 여행하거나 다차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석하곤 한다.


러시아에서 공부하고 있는 나도 여름방학 때 러시아 학생답게 여행을 가보기로 결심했다. 이번 여행은 코카서스 지역의 아르메니아, 조지아, 아제르바이잔 3개국을 방문하는 것이다. 왜 이곳을 여행을 결심하였는지는 여행기를 보면서 알게 될 것이다.


여행의 시작 아르메니아 '예레반'


주의 : 코로나 팬데믹 이전의 이야기임.

우선 나는 아르메니아 예레반을 여행 시작지로 삼았다. 예레반은 코카서스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이웃 국가인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을 여행하는 출발점으로 하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아르메니아로 떠나는 비행기는 모스크바 남부 도모데도보 공항에서 출발한다. 모스크바 도모데도보공항은 한국에서 직항 편이 없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는 좀 낯선 공항이다. 하지만 접근성과 공항 시설등을 고려하면 모스크바에서 가장 좋은 공항이라고 한다.

예레반으로 떠나기 위해 Ural Airlines에서 비행기를 예약하였다. 저렴한 가격과 양질의 서비스를 표방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당시 여름 성수기라 그런지 표값이 전체적으로 비쌌던 거 같았다.

보딩패스를 받고 공항을 잠시 둘러보았다.

나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항상 보딩브리지를 통해 비행기에 탑승하기를 기도한다. 셔틀버스 안은 혼잡하지 않은 적이 없고 짐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더더욱 귀찮아진다. 하지만 이런 건 약간의 불편함일 뿐 여행을 떠난다는 나의 들뜬 마음을 꺾기에는 부족하다.


예레반 공항 도착 :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다


그렇게 대략 2시간 정도 날아서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에 도착했다. 얀덱스 택시 간판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아르메니아의 얀덱스 택시는 한국의 카카오 택시와 비슷하다. 택시 기사 출도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차량 크기를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아르메니아를 방문할 일이 있으면 얀덱스 택시앱을 꼭 설치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입국심사 그리고 짐까지 찾고 나오니 예레반 시내로 가는 버스 정류장이 보였다. 공항에서부터 예레반 시내까지 가는 버스다. 30분에 한 대씩 있고 버스비는 대략 300 드람이다. (한화 750원 정도) 

시내까지 가는 택시도 있는데 대략 한국돈으로 5000원 정도라고 한다. 여기 사진으로는 확인할 수 없지만 반대편에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은 영어와 러시아어로 적혀 있었는데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택시 요금은 얼마이니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신고를 하라고 되어있었다. 

버스라고 했는데 버스는 아니고 벤츠스프린터 급의 대형벤이 도착했다. 카드로도 버스비가 결제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되는지는 자세히 확인하지는 못했다. 버스기사가 카드 단말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나는 공항 ATM에서 뽑은 현금으로 냈다.


아르메니아 예레반의 중심지 : 공화국 광장


그렇게 시내까지 가서 호텔에 체크인 하니 어느덧 저녁이 되어있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공화국 광장으로 향했다. 공화국 광장은 예레반의 중심지이자 랜드마크이다. 약간 붉은빛이 도는 아름다운 건축물과 분수로 둘러싸여 있다. 이 붉은색의 건축물은 화산석인 응회암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광장은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다. 광장의 활기찬 에너지와 주변 건물의 멋진 전망은 여행 첫날의 피로를 싹 가시게 해 주었다. 광장을 거닐며 아르메니아의 분위기를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광장 중앙에는 더운 여름날에 시원함을 뿌려주는 분수가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국립 역사박물관, 정부 청사, 메리어트 호텔 예레반 등이 펼쳐져 있는데 이곳은 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불과 반나절 전만 해도 모스크바의 기숙사 방안에 있었는데 지금은 아르메니아 중심가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여행 첫날인 만큼 많은 것이 신경 쓰이고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아름답고 활기찬 아르메니아에서 다음 날의 모험을 간절히 기대하며 피곤한 줄 몰랐지만 나도 모르게 어느덧 잠에 들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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