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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준 Aug 11. 2022

윤동주 시인 순국지 후쿠오카 형무소에 찾아가다

민족의 시인 윤동주가 스러진 곳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부끄러움을 느낀다. 혹자가 말하기를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은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그것을 남에게 털어놓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나도 사실 살면서 느낀 부끄러움을 남에게 털어놓은 적이 한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자신이 느낀 부끄러움을 글로써 풀어낸 사람이 있다. 일제강점기 활동했던 민족의 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윤동주 시인이다.



윤동주 시인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다른 건 몰라도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로 시작되는 대표작 '서시'의 한 구절은 다들 떠오를 것이라 생각한다. 윤동주 시인이 아직까지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윤동주 시인의 삶이 파란만장하기도 했고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으면서도 선뜻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인 '부끄러움'을 잘 표현한 작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 일본에 가게 되면 윤동주 시인의 흔적을 찾아보고자 하였는데 마침 후쿠오카에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이곳은 윤동주 시인이 순국하였던 후쿠오카 형무소 (현 후쿠오카 구치소)이다.

후쿠오카 지하철 후지사키 역에서 나온 후 조금만 걸어가면 찾아갈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후쿠오카는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였다. 윤동주 시인의 순국지인 형무소는 시내에 대표적인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고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곳이라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아니다.


이곳은 현재에도 미결수를 수감하는 구치소로 이용되고 있다. 그래서 안에 직접 들어가 보거나 할 수는 없다. 안타깝게도 이곳 어디에도 윤동주 시인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재일교포들과 윤동주 시인을 기리는 일본인들이 주기적으로 이곳에 찾아와 윤동주의 시를 낭송하며 애도한다고 한다.

과거에는 이곳 형무소가 제법 큰 규모로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대부분의 형무소 건물은 철거되고 구치소 본 건물만 남아있고 나머지 지역은 주택가로 바뀌었다.

누구보다 민족의 독립을 갈망했던 윤동주 시인은 일본 교토에서 유학하며 조선인 학생들과 함께 조국의 독립계획을 세워 나갔으나 중도에 발각되고 말았다. 이후 그는 일제에 체포되어 2년형을 언도받고 이곳에 수감되어서 숨을 거두었다. 수감된 지 1년 7개월, 대한독립 불과 6개월 전이었다.


당초 일본의 발표로는 뇌일혈로 인한 병사로 윤동주 시인이 사망했다고 했지만 최근 밝혀진 내용으로는 일본군 생체실험의 희생자로 살해되었다고 한다. 정체불명의 주사를 맞은 후 극심한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두었다는 증언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일제의 끔찍한 만행에 희생된 것이다. 윤동주 시인이 느낀 고초를 생각하니 너무 분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피서하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 일본 정부로부터 과거의 만행들을 시원하게 사과받는 날이 빨리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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