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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준 Mar 27. 2023

절벽을 깎아 만든 게르하르트 수도원

롱기누스의 성창이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던 수도원

오늘 소개할 곳은 예레반에서 40분 정도 거리에 있는 게르하르트 수도원이다. 아르메니아의 별칭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돌의 나라` 그리고 `산의 나라`이다그만큼 나라 곳곳에 돌과 산이 많고 그 돌을 이용해서 만든 건축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소개할 게르하르트 수도원도 그중 하나다.

게르하르트 수도원을 올라가는 입구다.

수도원은 협곡 사이에 있는데 협곡 사이로 있는 굽이굽이 나 있는 도로를 한참 달려야 올 수 있다. 멀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이면 올라오면서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거 같다.

게르하르트 수도원의 건물이 바로 보인다. 이곳은 오래전 4세기에 지은 성당 건물이다. 큰 바위를 조금씩 깎아서 만든 수도원이다. 과거 이곳은 절벽에 있는 바윗덩어리였는데 석공과 예술가들이 오랫동안 공사 한 끝에 수도원이 되었다고 한다. 10세기 초에 아랍 민족들의 침략으로 파괴되었다가 13세기에 재건을 한차례 했고 그 모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수도원은 문화 유적이기도 하지만 지금도 실제 종교 행사를 하는 성당이다. 그래서 많은 신자가 이곳에서 예배하러 온다. 곡선형 벽과 기둥으로 이루어진 예배당 디자인은 노아의 방주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다.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가 이곳 근처 아라라트산에 정박했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그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수도원의 이름인 게르하르트는 아르메니아어로 `성창` 을 의미한다고 한다. 기독교 전설 중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그리스도의 옆구리를 찔렀다는 성창 롱기누스가 이곳에 오랫동안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예레반 근교 도시 에치미아진 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에치미아진의 롱기누스의 창은 다음에 소개하겠다.)

돌을 뽑아낸 흔적 그리고 파내어서 조각한 흔적들이 성당 건물 뒤쪽에 아직도 남아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돌의 표면이 대체로 반들반들했다.

이곳에 찾아오는 교통편이 다소 불편하므로 대부분은 택시나 단체 여행을 이용해서 방문한다. 대중교통 버스는 이곳까지 오지 않고 이곳에서 4km 정도 떨어진 마을에 내려서 걸어 올라와야 한다고 한다.


한국인인 나는 아르메니아의 풍경에서 친밀감을 느꼈다. 한국과 아르메니아는 아름다운 산이 많은 나라다.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이 저절로 만들어낸 것을 보고 있으면 경외심이 든다. 그냥 이곳은 그냥 산이 아니라 국민 정체성의 상징이다.


자연은 인류의 문화를 뛰어넘어 인류 보편적 가치로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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