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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이준 Apr 14. 2023

인간 예술과 자연의 조화: 가르니 신전과 돌의 교향곡

아르메니아에서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발견하다

인간의 예술 vs. 자연의 아름다움: 나의 선택은?



나는 여행을 다니면서 인간이 만든 웅장한 건축물을 좋아했다. 광장, 성당, 거대한 건물들은 항상 나를 즐겁게 했다. 하지만 여행을 거듭할수록 이런 건축물들에 대해서 점점 지루함을 느끼게 되었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더 집중하게 되었다.


내가 아르메니아의 가르니 신전을 방문했을 때 이 사실을 더욱 확실히 깨달았다. 인간이 만든 고대 역사의 산물인 가르니 사원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숨을 멎게 한 것은 사원을 둘러싼 자연의 경이로움이었다.


이번 여행기에서는 아르메니아 가르니 신전과 돌의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자연유산을 소개하고자 한다.

가르니 신전은 수도 예레반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코타이크라는 지역에 있는 유적이다. 오른쪽 매표소에서 표를 사서 안으로 입장하면 된다.


태양의 신전 가르니


신전 입구에 있는 제단이다. 그리스어로 신전의 건축 이력이 돌 위에 새겨져 있다. 이를 토대로 대략적인 신전의 역사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신전은 1세기말에 지어졌고 태양신을 모시던 신전으로 추정한다. 아르메니아가 기독교를 공인한 이후에는 왕족들의 별장으로 사용되었다. 

입구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신전이 보인다.


그리스 파르테논 신전과 닮은 듯 닮지 않은 모습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고대 건축물의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다. 가까이에서 본 신전의 모습은 더 놀라웠는데 모든 것이 정교하게 지어졌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건물을 짓던 사람들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거 같았다.


가르니 신전을 보고 있으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가르니와 파르테논 두 건축물 모두 고대 건축의 불가사의로 건축 당시의 국가의 국력과 명성을 상징한다.


하지만 두 건축물은 유사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있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테나 여신에게 바치는 사원이지만 가르니 신전은 아르메니아 태양의 신 미르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파르테논 신전은 아크로폴리스 꼭대기에 있는 반면 가르니 신전은 경치 좋은 협곡에 자리 잡고 있다. 파르테논 신전은 인간의 권력과 힘을 강조한다면 가르니는 자연의 위대함을 더 강조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멈춘듯한 자연의 아름다움 : 돌의 교향곡


아르메니아의 가르니 신전 뒤쪽에 자리 잡은 협곡을 내려다보았다. 이곳은 '돌의 교향곡'이라고 불리는 주상절리 계곡이다. 수세기에 걸친 자연 침식으로 만들어진 우뚝 솟은 암석은 파이프 오르간을 닮았으며 주변의 푸른 풍경과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뚝 솟은 기암괴석을 하나하나 살펴보다 보니 주변의 광활한 자연에 비하면 나는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느껴졌다. 나는 자연이 가진 순수한 힘과 아름다움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 풍경을 바라보는 순간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고 여태까지 느껴보지 못한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돌의 교향곡의 아름다움은 글이나 사진으로 담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해야만 진정으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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