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르메니아의 여행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여정을 위해서 길을 나섰다. 아르메니아 다음으로 갈 나라는 아르메니아의 이웃국가 조지아다.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조지아 트빌리시로 연결되는 버스가 있다고 해서 아침 일찍 길을 나섰다.
예레반의 킬리키아 버스 터미널로 도착하자 해가 막 산맥사이로 떠서 길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이곳은 말이 버스 터미널이었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런 버스보다는 중형 벤이 더 많았다. 여러 대의 차 중에서 나는 트빌리시로 가는 포드 트렌짓 차량에 탑승하였다.
밴이 예레반에서 출발하자 도시가 점점 멀어지고 아르메니아의 자연이 보이기 시작했다. 계곡, 구불구불한 언덕 때문에 차가 흔들려 몸은 불편했지만 경치가 아름다워 마음이 즐거웠다.
국경에 가까워지자 약간 설레기 시작했다. 이제 아르메니아에 작별인사를 하고 조지아로의 새로운 여행의 시작인 것이다. 입국은 아무 이상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나는 검사받은 짐을 들고 국경을 넘어 조지아에 들어왔다.
입국심사 후 조금 더 달리자 조지아 수도인 트빌리시의 중심부에 도착했다. 아르메니아와 비슷한 듯 하지만 다른 그런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하차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호텔에서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트빌리시 시내를 향해 길을 나섰다.
트빌리시는 조지아어로 따뜻하다는 뜻에서 유래한 도시 이름이라고 한다. 왜 따뜻한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을까? 바로 도심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 때문에 그렇게 이름 지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도심을 걷다 보면 지열이 느껴지며 유황냄새가 나는 곳이 있다. 돔형태의 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황온천 목욕탕이 보인다. 유황온천에 있는 벤치에 앉아 도시 풍경과 사람들을 둘러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온천거리 뒤쪽으로 난 길을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면 레그타케비 폭포가 있다. 무성한 녹색 잎사귀를 보며 폭포수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레그타케비 폭포는 자연과 도시 생활의 조화를 보여주는 훌륭한 장소였다. 사진으로도 실제로도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데 실제로 폭포는 22m나 된다고 한다. 폭포수가 내려오며 이끼 덮인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조지아 여행을 시작을 생각지도 못한 도시 속의 고요함을 보며 시작하니 앞으로의 여행이 기대되었다.